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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빨간선생님' 이동휘, 웃기기만 하는 그런 배우 아닙니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9-26 09:5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코믹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드라마 스페셜 '빨간 선생님'에서 이동휘의 탁월한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80년대 시골 여학교를 배경으로 '야한' 금서를 둘러싼 성장드라마인 '빨간 선생님'에서 이동휘는 시골 여고의 학년주임이자 수학교사이자 경상도 노총각 김태남 역을 맡았다.

김태남은 학생들에게 큰 소리를 치며 교감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실상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소위 젊은 꼰대 선생님. 반장 순덕(정소민)에게 변태남이라고 불릴 정도. 하지만 꽉 막힌 꼰대 였던 김태남은 순덕과 소통하며 조금씩 변했다. 그리고 순덕이 쓴 금서를 자신이 썼다고 뒤집어 쓰고 학생을 보호하는 진짜 선생님으로 성장했다.

야한 금서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동휘 표 코믹 연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미워할 수 없는 특유의 야비하고 치사한 연기도 드라마의 재미를 제대로 살려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빨간 선생님'에서 진짜 압권은 이동휘의 코믹 연기가 아닌 감정 연기였다.

안기부 요원들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그만두는 걸로 제발 사건을 마무리 지어 달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구거나 짐을 챙기고 학교를 떠나면서 아련하게 뒤를 돌아보는 모습에서 보여준 이동휘의 담담하면서도 애절한 눈빛은 보는 이를 찡하게 만들었다. 특히 순덕이 김태남이 남긴 편지를 읽는 장면에서 담담하게 편지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이동휘의 내레이션은 시청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줬다. 드라마 초중반에 보여준 코믹 연기와 대조를 이루는 감정 연기가 드라마의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 것.

이동휘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감시자들' '집으로 가는 길' '우는 남자' '타짜-신의 손' '패션왕' '베테랑' '뷰티인사이드' '도리화가', 드라마 '조선총잡이'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주로 코믹 연기를 맡아 영화의 재미를 끌어올려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올해 1월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고 인기리에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에서도 쌍문동의 분위기 메이커 동룡 역을 맡아 드라마 전체의 재미를 살려주는 역할을 했다.

이에 이동휘에게는 '개그 이미지'가 강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동휘는 '빨간 선생님'을 통해 단순히 코믹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또한, '응답하라 1988'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시청자를 만나는 첫 작품으로 의미 있는 '단막극'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것이 앞으로 이동휘가 보여줄 연기와 행보에 더욱 기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KBS '빨간 선생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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