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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코믹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야한 금서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동휘 표 코믹 연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미워할 수 없는 특유의 야비하고 치사한 연기도 드라마의 재미를 제대로 살려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빨간 선생님'에서 진짜 압권은 이동휘의 코믹 연기가 아닌 감정 연기였다.
안기부 요원들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그만두는 걸로 제발 사건을 마무리 지어 달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구거나 짐을 챙기고 학교를 떠나면서 아련하게 뒤를 돌아보는 모습에서 보여준 이동휘의 담담하면서도 애절한 눈빛은 보는 이를 찡하게 만들었다. 특히 순덕이 김태남이 남긴 편지를 읽는 장면에서 담담하게 편지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이동휘의 내레이션은 시청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줬다. 드라마 초중반에 보여준 코믹 연기와 대조를 이루는 감정 연기가 드라마의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 것.
이에 이동휘에게는 '개그 이미지'가 강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동휘는 '빨간 선생님'을 통해 단순히 코믹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또한, '응답하라 1988'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시청자를 만나는 첫 작품으로 의미 있는 '단막극'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것이 앞으로 이동휘가 보여줄 연기와 행보에 더욱 기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KBS '빨간 선생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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