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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전북 완주를 지날 때면 이서휴게소를 만날 수 있다. 깔끔하고 아담하다는 점 외에는 다른 휴게소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곳엔 특별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중앙문 한가운데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사랑의열매' 현판이다.
이서휴게소는 지난 2014년 11월, 입점한 5개 매장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서 진행하는 '착한가게'에 함께 가입했다. 덕분에 전국 최초로 '착한휴게소' 인증을 받았다. 이서휴게소를 운영하는 (주)이씨엠디 이서휴게소 최호진 소장이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착한가게'의 취지에 공감해 '열린매장'과 '네파', '한옥마을 먹거리' 등 입점업체들을 설득해 함께 멤버가 된 것. 가입 후 해마다 수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황선호 (주)이씨엠디 이서휴게소 관리담당은 "휴게소란 곳이 외부와 어느 정도 고립된 공간이라 매장하는 분들끼리 친하다"며 "가족같은 분위기라 쉽게 마음을 모았다"고 설명한다. 이서휴게소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파급되고 있다. 경북의 칠곡과 군위휴게소도 최근 '착한휴게소'로 거듭 태어났다.
이서휴게소는 '착한휴게소' 외에도 많은 나눔을 펼쳐왔다. 연말이면 전주 지역의 불우이웃들에게 연탄 나눔 행사를 해왔고,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음식 나눔과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명절 때면 송편이나 인절미를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도 열었다. (주)이씨엠디는 원래 친환경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는 로하스(LOHAS) 기업이다.
이서휴게소는 각 매장에 '사랑의열매' 모금함을 구비해 나눔 확산에도 앞장 서고 있다. 황선호 담당은 "착한휴게소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반응이 굉장히 우호적"이라며 "휴게소의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한다. 해마다 도로공사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도 덩달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5개 입점주 중 한 명인 이서휴게소 '열린 매장(상행)'의 정상모 사장은 "조금이나마 어려운 이웃들을 돕게 되어서 흐뭇하다. 이 일을 하는 한 기부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파'의 김대곤 사장은 "기부를 하면서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얼마전 (이서휴게소) 상행 매장까지 인수해 가게가 커졌다"며 활짝 웃었다.
황선호 관리담당은 "최초의 '착한휴게소'라 입점 사장님들의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면서 "앞으로 편의점에 별도로 납품하는 업체들도 설득해 가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8월 말 17.166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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