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통은 기회다①] 가요계, '인디X메이저' 영리한 콜라보로 '윈윈'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09-23 15:44


SM스테이션에 참여한 유재석과 엑소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재능있는 아티스트로 북적거리던 인디씬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인디음악과 아이돌의 만남이 새로운 히트공식을 만들어내며 이색 창구로 통하고 있는 것. 범상치 않은 음악이 하나 둘씩 입소문을 타더니 급기야 아이돌과 만났다. 히트 작곡가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된 가요계 판도 변화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새 음악을 찾기 위한 가요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들이 택한 대안은 그간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내실을 다진 인디 음악이었고, 신선한 조합으로 음악팬들을 이끌고 있다. 또 예상을 뛰어넘는 콜라보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2014년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곡 '썸'은 그야말로 가요계의 대형사건이었다. 한해 22개의 트로피와 차트 최장기간 1위란 대기록을 세운 이 곡은 애매모호한 남녀간의 연애행태를 뜻하는 '썸'이란 트렌드를 발빠르게 캐치해 신드롬이 되었다.15년차 베테랑 가수 정기고가 본격적으로 대중에 노출되기 시작했고, 씨스타 소유는 믿고 듣는 솔로 여성보컬로 가능성을 인정받게 되었으니 메이저와 인디씬 윈윈(win win) 전략의 대표사례라 부를 만하다.

독특한 기획으로 인정받은 스타쉽은 이번에 새로운 리메이크 프로젝트 '빈티지박스'를 론칭했다. 국내 인디뮤직 씬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던 명곡들을 스타쉽 아티스트들과 함께 재해석해 리메이크 음원을 발표, 인디씬의 숨은 실력파 아티스트들을 알리고 음악시장을 다각화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첫 주자로 나선 케이윌 X 매드클라운은 어쿠스틱 밴드 '어쿠루브'의 히트곡 '그게 뭐라고'를 특유의 서정적인 편곡으로 재해석해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매드클라운의 랩과 케이윌의 목소리가 가슴 먹먹한 그리움이란 감정을 완벽하게 살렸다는 평이다.


스타쉽의 인디씬 리메이크 프로젝트 '빈티지박스'
올해 SM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SM스테이션'도 예상을 뛰어넘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스테이션은 올해 초부터 1년간 매주 금요일 새로운 음원을 공개하는 SM의 디지털 음원 공개채널이다. 기존 가요계의 전통 발매방식인 정규, 미니, 싱글에서 벗어나 디지털음원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독특한 시각의 프로젝트다.

가수 대 가수의 협업 뿐이 아니다. 엑소와 유재석의 콜라보레이션이 큰 화제가 된 것은 물론, 기획사간 벽을 허무는 효연·민·조권의 '본 투 비 와일드(Born To Be Wild)', 온유와 이진아의 '밤과 별의 노래(Starry Night)', 보아의 '두근두근'의 리믹스를 맡은 이센스 소속사 BANA와의 협업까지 단순한 듀엣곡이 아닌, 외부 아티스트, 프로듀서, 작곡가 및 타 기업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폭넓은 접근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었다. 오는 10월에는 엑소 찬열과 미국 힙합그룹 파이스트무브먼트와의 콜라보레이션 곡까지 발매될 예정이다.


SM스테이션에 참여한 엑소 찬열과 파이스트무브먼트
이처럼 장르와 기획사, 더 나아가 다양한 아이템간의 콜라보레이션은 결국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함에 있다. 또 기존 활동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개성이나 능력은 물론 새로운 활동패턴으로 가능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디뮤직의 협업 프로젝트를 새롭게 론칭한 스타쉽의 서현주 이사는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했다.


서 이사는 "현재 인디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는 아티스트들의 좋은 곡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재발견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이러한 리메이크의 순기능을 통해 인디씬이 활성화되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하나의 씬이 커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때 국내 가요계에 또 다른 시장이 열리는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대중에 깊게 침투한 '그들만의 음악'이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고, 획일화된 가요계의 대안이란 평을 얻고 있는 이유다. 그간 특정 히트 작곡가들의 활동에 집중되어온 가운데 이 같은 영리한 콜라보레이션은 장르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돌도 탐내는, 숨겨진 음악이 빛을 발할 차례다.

hero16@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