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새판③] 상승세 탄 서인국, '쇼핑왕'으로 '질투' 누를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9-21 08:5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는 로코 대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상파 3사 수목극 새 판이 짜여졌다. MBC 'W'와 KBS2 '함부로 애틋하게'가 종영하고 '쇼핑왕 루이'와 KBS2 '공항가는 길'이 시작되면서 SBS '질투의 화신'과 새로운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공항가는 길'이 KBS 드라마국의 자존심을 회복시킬 것인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쇼핑왕 루이' 또한 로코 대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을 모은다. '쇼핑왕 루이' 역시 '질투의 화신'처럼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쇼핑왕 루이' 제작발표회가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다.
포토타임에서 임세미, 윤상현, 남지현, 서인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쇼핑왕 루이'는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는 남자 '루이'(서인국)가 날개 없는 천사 '고복실'을 만나며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사랑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오지영 극본, 이상엽 연출. 서인국, 남지현, 윤상현, 임세미 등이 출연한다. 21일 밤 첫 방송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질투의 화신'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수목극이다. 서숙향 작가는 작품 전반에 B급 병맛 코드를 버무려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개그감을 유치하지 않게 풀어내는 것이 바로 조정석이다. 조정석은 '건축학개론' 등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유치한데도 귀엽고 유쾌한 이화신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그리고 그런 조정석의 하드캐리를 공효진의 노련함과 고경표의 젠틀함이 받아내주고 있다. 이 환상의 호흡에 힘입어 '질투의 화신'은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 웰메이드 로코물에 맞서야 하는 것이 '쇼핑왕 루이'의 운명이다.

일단 '쇼핑왕 루이'에게는 가혹한 싸움이 될 듯한 분위기다. '질투의 화신'은 남자주인공이 유방암에 걸려 보정 속옷을 입고, 여자 주인공은 회가 거듭될수록 허당 매력을 장착하며 듣도보도 못한 웃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쇼핑왕 루이'는 그런 신선함을 찾아보기엔 부족하다. '쇼핑왕 루이'는 온실 화초 기억상실남 쇼핑왕 루이(서인국)과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남지현)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다. 대중이 수천번, 아니 수만번은 접해왔던 기억 상실, 기업 상속남, 사투리 쓰는 순박한 시골 소녀, 신데렐라 스토리 등의 소재가 신기할 정도로 다 들어가 있다. 하이라이트 영상만 봐도 16회 엔딩이 그려지는, 아주 쉽게 예측 가능하고 뻔한 구조다. 연출을 맡은 이상엽PD는 "뻔한 내용이지만 유쾌하고 엉뚱하게 풀어냈다"고 했지만, 그의 말처럼 이 뻔한 내용이 시청자들에게도 유쾌하고 엉뚱하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런 점에서 첫 인상부터 구미가 확 당기는 작품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속단하기도 어렵다.

일단 오지영 작가의 데뷔작이지만, 방송콘텐츠진흥재단 드라마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은 인정받았다. 신인 작가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유머 감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배우들도 주목할만 하다. '쇼핑왕 루이'에는 서인국 남지현 윤상현 임세미 오대환 등이 출연한다.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역시 서인국이다. 서인국은 '응답하라 1997' 이후 '너를 기억해', '왕의 얼굴' 등 줄곧 흥행 참패를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38사 기동대'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재조명 받았다. 당시 마동석과의 브로맨스에 시청자는 열광했고 '케미 제조기'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그런 그가 이번엔 기업 상속자이자 기억 상실남인 루이로 변신한다. 루이는 일찍이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온실 속 화초다. 숨 쉬기 조차 벅찬 과잉보호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쇼핑 뿐이었기 때문에 막강한 재력과 탁월한 안목을 밑거름 삼아 쇼핑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노숙자로 전락하게 된다. 생활력을 제로인데 소비력 만큼은 만렙 달성한 등골브레이커가 된 것이다.

서인국은 이런 루이 캐릭터를 맡아 코믹함을 장착했다. 하이라이트 티저 영상부터 벌써 코믹 영재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케첩을 얼굴에 잔뜩 묻히는 등 망가짐도 불사하는 그의 코믹 연기는 시청잗르에게 색다른 웃음을 줄 전망이다. 여기에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남지현, 믿고보는 코믹 대가 윤상현, '38사 기동대'에서 서인국 마동석 콤비와 악연으로 얽혔던 오대환까지 가세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과연 이 조합으로 '질투의 화신'을 넘어설 수 있을까. '쇼핑왕 루이'는 21일 오후 10시 첫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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