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송강호-정우성, 명감독의 페르소나들...흥행도 잡겠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09-11 12:44 | 최종수정 2016-09-11 15:56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밀정'이 이미 150만 관객을 넘어서며 개봉 첫주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만큼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공유의 파급력은 영화팬들 사이에서 강했다는 말이다.

'밀정'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그 중 하나가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 때문이다.

그리스 어로 '가면'을 의미하는 페르소나(persona)는 영화계에서 영화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특히 작가주의 영화감독들이 자신의 영화 세계를 대변할 수 있는 역할로 특정한 배우와 오랫동안 작업하면서 페르소나라는 말을 쓰게 됐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는 로버트 드 니로라는 페르소나가 있었고 우위썬(오우삼) 감독에게는 저우룬파(주윤발)라는 페르소나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송강호 역시 김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찰떡 호흡을 자랑해왔다. 송강호는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이어 '밀정'까지 총 네차례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밀정'에서는 '달콤한 인생'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에서 함께했던 이병헌까지 특별출연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 감독은 "송강호는 엄청난 자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가 하면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은 '아수라'로 다시 만났다. 김성수 감독은 90년대 '비트'와 '태양을 없다'를 통해 '청춘'과 '액션'을 담아낸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냈고, 정우성은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 반열에 오르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후 중국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된 '무사'에서 정우성은 고려시대로 간 '무사'로 변신, 대역 없이 직접 고난이도의 액션을 소화해냈다. 김성수 감독은 언제나 관객보다 한발 앞서 배우 정우성이 가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관객에게 소개했다. 정우성 역시 그와의 협업을 통해 매번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로 변신했다.

김성수 감독은 주인공 한도경을 악인인 동시에 인간적인 면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만들고자 했고 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정우성이 갖고 있는 선한 이미지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부터 정우성을 염두에 두고 쓰기 시작한 것.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지독하고 악한 인물을 연기하게 된 정우성은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한도경으로 분해 악인의 세계 속으로 흠뻑 빠져들었다.

김성수 감독은 "정확히 15년 만에 촬영장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났지만 그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늘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서로 편하고 즐겁게 작업했다. 같이 협업해서 무언가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좋았고 감독과 배우를 떠나 동지 같았다"고 그와의 호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오랜 시간 김성수 감독님과의 재회를 기다려왔고 이번 작업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의미다"라고오랜만의 협업에 대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재용 감독과 배우 윤여정도 '죽여주는 여자'를 통해 세번째로 만났다. 리얼리티 형식을 빌린 '여배우들'과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로 호흡을 맞춘 이들은,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여자 소영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죽여주는 여자'를 선보인다.

한 영화 관계자는 "감독이 늘 같은 배우를 쓰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관객들에게 식상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도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같은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은 감독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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