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배우로 살던 시간 동안 해보지 못한 일상으로의 일탈도 해보고, 힐링이 돼준 요리를 현장에서 직접 배워보며 공백기를 다져나갔던 서우는 한 뼘 성장한 마음으로 컴백하게 됐다.
어렵사리 마음 먹고 컴백한 '유리정원'을 계기로 서우는 용기를 얻었다. '하녀' 때와 마찬가지로 임산부 역할을 맡았지만 그때와 지금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단다.
"예전의 저는 아직 여자 느낌은 안나는데 마냥 어린 것도 아니었던 애매한 단계에 있었다면 확실히 나이를 더 먹고 나니 임산부 역할을 해도 뭔가 다르더라고요. 이번에 '유리정원'을 하면서 더더욱 연기가 하고 싶어졌어요. 제 자신이 180도 달라진 느낌이에요. 사실 이번의 제 역할이 특별한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기 보다 다른 캐릭터들을 부각시키는 역할인데, 누군가를 받쳐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하는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예전부터 전 항상 여자 유해진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해왔었는데 유해진 선배님처럼 등장만으로도 작품이 활기를 띄울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예뻐 보이는 역할을 해왔었지만 행복하게 하지 못했기에 가슴 아픈 가시 같은 작품들로 남아있어요. 이제 저도 조금은 세상의 경험을 했고 또 나이도 먹게 되면서 제 자신뿐 아니라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 스태프들이랑 함께 하는 시간 그 자체가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더라고요. 또 예전에는 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만 급급해했던 아마추어였다면 지금은 저를 빛내주기 위해 일하는 다른 사람들을 고마워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다른 선배 배우들이나 스태프 분들이 제게 해주신 배려들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요."
|
서우에게 지금 배우로서 또 채워나가고 싶은 필모 그래피가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의외의 답이 또 나왔다. 바로 단막극이다.
"늘 영화가 좋다고 이야기를 해왔지만 사실 영화보다 드라마를 더 많이 했었고요. 드라마 중에서도 단막극은 해보지 못했어요. 또 제가 해보지 못한 많은 장르들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끝으로 서우에게 과거 자신과 비슷한 힘든 시기를 거쳐가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고 청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을 보면 '아구, 예뻐라'하는 마음이 절로 들어요. 또 한창 활동 중인 어린 여배우들의 기사 아래에 악플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요.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고 조언을 해주고 싶기도 해요. 저는 입을 꽉 다물고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 그 친구들은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저 마음 아파하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걸요. 언니로서 이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특히 저처럼 선입견이 많은 배우들을 보면 더 정이 가고요. 가끔은 기사 아래에 남몰래 응원의 댓글을 달기도 해요, 하하."
sypova@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