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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동안 눈에 띄는 연기돌이 등장하지 않던 참에 새 얼굴이 등장했다. 그룹 B1A4의 진영, 엑소 멤버 백현, 샤이니 멤버 키가 연기돌의 세대교체를 이뤄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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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다룬 '구르미 그린 달빛'. 갓 걸음마를 뗀 연기돌 3년 차인 진영은 치명적인 츤데레 김윤성으로 변신해 열연 중이다. 조선의 무소불위 권력가 김헌(천호진)의 친손자로 매사 빈틈을 보여선 안 되는 삶을 살아야 했다. 덕분에 기품, 박식, 여유를 모두 갖춘 명문가 자제로 성장했지만 어떤 여인에게도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냉혈한이 된 것. 따뜻함은 없지만 여자의 마음을 깨뜨리고 빼앗는 '온무파탈'로 불렸다.
이제 진영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홍라온에게 점점 빠져들며 남몰래 사랑을 키워가는 김윤성으로 여심을 파고들 전망. '구르미 그린 달빛' 중반부부터 홍라온을 사이에 둔 김윤성과 이영의 불꽃 튀는 삼각 로맨스가 펼쳐지는데 박보검과 진영의 쫄깃한 연기대결이 '구르미 그린 달빛' 후반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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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소설을 원작화 한 '달의 연인'. 21세기 여인 고하진(이지은)의 영혼이 미끄러져 들어가 고려 소녀 해수로 변신, 상처 입은 짐승 같은 사내 4황자 왕소(이준기)와 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무려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특히 '달의 연인'은 주인공인 이준기 외에도 8황자 왕욱 역의 강하늘, 3황자 왕요 역의 홍종현, 13황자 왕욱 역의 남주혁, 14황자 왕정 역의 지수 등이 모여 '꽃황자 어벤져스'를 결성했는데 이 엄청난 '꽃황자' 프로젝트에 백현이 10황자 왕은 역으로 합류했다.
백현이 맡은 왕은은 개국공신 왕규의 외손자로 일찌감치 공부와 무예에는 담쌓은 철부지 황자다. 혈기왕성한 나이 때문에 여자와 연애에만 모든 신경이 집중된 왕은은 직접 경험을 하기보다는 귀동냥으로 연애를 배워 실전에서 번번이 실패하는 연애 무식자다. 처음엔 당돌하고 발칙한 해수가 못마땅해 아웅다웅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강단 있는 해수의 카리스마에 압도, "황자에게 막대한 계집은 처음이다"며 첫사랑의 감정을 품는다. 귀여운 허세로 무장한 왕은. 이를 소화한 백현은 무대에서 팬을 사로잡는 내공을 발휘하며 안방극장을 뛰어다니는 중이다.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하는 황자들과 달리 백현은 소년 같은, 귀여움으로 차별화를 주며 조금씩 입지를 다지고 있다. 매회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는 이준기, 강하늘에 비하면 아직 발성, 감정 표현 등 미흡한 대목이 보이지만 첫 연기임을 고려한다면 꽤 성공적인 출사표다.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연기돌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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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알코올 충전 혼술 라이프를 그린 '혼술남녀'는 첫 방송부터 술이 절로 생각나는 노량진 판 '미생'으로 떠올랐다. 첫 회에서는 '픽미'부터 '입수'까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박하선의 고군분투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큰 공을 세웠는데 이러한 박하선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낸 이가 바로 키다.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 김기범으로 첫 정극 도전에 나선 키.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는 마라톤이다' '초반에 속도 내면 금방 나가떨어진다'라는 다짐을 인생 모토로 삼으며 공시생 라이프를 즐기는 인물로 첫 회부터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고시원의 펜트하우스로 불리는, '화장실 딸린 방'에서 사는 럭셔리 공시생 김기범은 공무원 시험보다 새로운 신상에 더욱 빠삭한 공시낭인이다. 미디어가 만든 공시생 이미지를 부정하며 트렌디한 공시생 라이프를 꿈꾸지만 결국 현실은 노량진이란 사실에 좌절하는 캐릭터다.
키는 '짠내' 가득한 김기범을 특유의 센스와 숨겨진 연기력으로 표현, 단번에 '혼술남녀'의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실제 팬들 사이에서 4차원으로 불리는 키는 자신의 성향과 패션을 '혼술남녀'에 녹여내 드라마의 재미를 살렸다. 무엇보다 키는 전문 배우도 어렵게 느낀다는 사투리 연기까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소화해 방송 직후 극찬을 받았다. 여기에 친구 공명, 김동영과 찰떡 케미스트리를 발휘하며 극의 균형을 맞추는 재주까지 선보였다. 극 중 김기범이 습관처럼 말하는 것처럼 키는 미디어가 만든 연기돌 이미지를 단번에 깨준 실력파로 무사히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BS2 '구르미 그린 달빛'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tvN '혼술남녀' 스틸 및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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