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인] 돈스파이크 "아프리카서 케이팝 전파..세계 어디든 갑니다"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09-06 10:50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싸이의 '강남스타일', 에프엑스의 '일렉트릭 쇼크', EXID의 '위 아래' 등 익숙한 케이팝이 낯선 아프리카 땅에 울려 퍼졌다. 친숙한 멜로디에 세련된 편곡이 어우러진 아시아 댄스 팝에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은 단번에 매료됐고 한바탕 춤판을 벌였다. 아무리 케이팝이 열풍이라지만 아프리카 한류는 분명 새롭고 진기한 소식이다. 아직 미미하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퍼져있는 아프리카의 작은 케이팝 불씨는 존재했다.

이 낯선 현장을 함께 하고 공연을 지휘한 이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다. 지난 2일 오후 7시(현지시간) 우간다 진자에서 열린 '녜게녜게 페스티벌'(Nyege Nyege Festival)에서 DJ로 무대에 오른 돈스파이크는 케이팝 대표곡을 플레이하고 관객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프리카 최대 축제에서 한국 뮤지션이 공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녜게녜게 페스티벌'은 아프리카 최대 음악축제 중 하나로 3일간 2개의 스테이지에서 아프리카와 유럽 뮤지션 약 100명이 출연했다. 돈스파이크는 외교부가 진행하는 '국민 모두가 공공외교관' 사업의 일환으로 페스티벌에 참여해 메인무대인 '벨 스테이지'에서 디제잉을 펼치며 3천여 관객들에게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과 케이팝을 선사했다.

돈스파이크는 2014년부터 3년째 한류 불모지를 방문하며 케이팝을 전파하고 있다. 3년 전 아프리카 케냐를 시작으로 인도 등 아직은 한류가 낯선 곳에서 오디션을 개최하는 등 케이팝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지에 우리 음악을 알리는 공공외교 프로젝트라 칭한 이 기획은 현재 오디션에서 콘서트로 영역을 확대해 진행 중이다.

케이팝 불모지에서 의미있는 공연을 펼친 돈스파이크가 스포츠조선을 통해 생생한 분위기를 전해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뮤지션 최초로 아프리카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소감은?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설레었다. 생갭다 사운드나 조명 시스템은 안정감 있고 페스티벌 운영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가장 토속적인 음악부터 최신의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어떤 음악에도 마음을 열고 춤 추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디한 음악과 케이팝 몇 곡을 선곡해 올랐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익숙하지 않은 음악이 나오자 살짝 놀라는 모습인 것 같았는데, 노래가 진행될수록 빠져드는 것이 보였다. 공연을 마친 후에 케이팝 선곡이 좋았다는 얘기를 관계자들에게 많이 들었다. 가사는 몰라도 느껴지는 정서가 확실히 임팩트가 강하고 다르다는 의견들이었다.


-아프리카 뿐 아니라 케이팝이 익숙하지 않은 전세계 곳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년 전 아프리카에서 NGO를 운영하고 있는 A.S.K.(African sings Korean Soul) 팀 팀장의 권유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외에 우리 문화를 단순히 소개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뮤지션들을 통해 우리 음악을 그들에게 소개한다는 취지가 좋았다. 케이팝이 잘 알려진 곳을 찾아다니고 케이팝의 인기를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케이팝을 미약하게나마 알린다는 방향성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하면서 더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을 접하고 싶었고, 다양한 뮤지션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와 인도에서 케이팝에 대한 실제 분위기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아시아나 유럽, 미국 등에 비해 케이팝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임은 분명하다. 우리 대기업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거리가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음악을 들려줬을 때 반응은 상당히 좋다. 발라드 같은 곡들은 전 연령층이 좋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가 있고, 케이팝 댄스의 경우는 젊은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깜짝 놀란다. 미디어의 관심 등 적절한 기회가 있으면 아프리카나 인도에서도 케이팝이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3년 전 케냐에 방문했을 당시 선발한 뮤지션을 다시 만났다고 들었다.

나파 파리지는 3년전 케이팝 오디션을 통해 처음 선발하고 만난 콩고 공화국 출신 뮤지션이다. 나파 파리지는 당시에 일을 하면서 어렵게 음악활동을 병행하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만났을 때 가장 기분 좋았던 건, 그가 3년 전 오디션 참여 이후 자신감을 얻고 '케냐 아리랑' 음원도 발표하면서 전업 뮤지션으로 음악활동만 집중하기로 결심해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 였다. 우선 케냐에서 버스킹을 준비하면서 사전에 여러 한국곡(사랑하기 때문에, 연가, 오 필승 코리아, 그대와 영원히, 여행을 떠나요) 등을 그에게 보내주고 연습을 부탁했는데 우리말 가사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해 와서 거의 완벽하게 표현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음악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친구다. 그를 통해 우리 음악이 아프리카에 조금씩 더 소개되길 기대한다.

- 앞으로 계획은

전세계에 케이팝이 퍼져 있다. 이제는 케이팝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는 게 사실 더 어렵다. ASK 프로젝트는 순수하게 자발적인 의지로 모인 사람들이 만드는 프로젝트인 까닭에 마음이 맞으면 언제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여행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들과 음악을 나누는 것도 너무 즐겁다. 오디션 프로젝트에서 공연 프로젝트로 콘셉트를 성장시킨 것처럼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들과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디든 갈 계획이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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