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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옥중화' 김미숙-서하준이 모자(母子)계에 큰 획을 그었다. 눈물과 절규가 뒤섞인 두 사람의 대립씬이 숨막히는 몰입도를 자아내며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이에 늦은 밤 술에 취해 대비전을 찾아간 명종은 문정왕후에게 "어마마마께서 선대왕이신 형님을 독살하려 하신 것 그리고 그걸 알게 된 동궁전 상궁 나인들을 전부 죽이신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이에 문정왕후가 아연실색하자 명종은 "소자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왕으로서 이 일을 수습할 수 있는 건 어마마마를 단죄하고, 소자 역시 왕위에서 내려와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만 어마마마의 헛된 욕심 때문에 더 이상 무고한 자들이 죽는 일이 없을 것 아닙니까?"라며 절규한다.
이어 명종은 "소자가 언제 형님을 해하여 왕위에 오르게 해달라고 했습니까? 아니면 죄 없는 상궁나인들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보위를 지켜달라고 했습니까? 도대체 이 자리가 무엇이길래 그런 참담한 짓까지 저지르셨냔 말입니다"라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문정왕후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나아가 "어찌 어미를 그토록 무도한 사람으로 몰수가 있습니까? 내가 주상을 잘못 가르쳐도 한참 잘못 가르쳤습니다. 간언과 직언을 구분 못하시고 어미에게 어찌 이런 추태를 부리십니까"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이 같은 두 사람의 대립은 숨 쉴 틈조차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더욱이 문정왕후 역의 김미숙과 명종 역의 서하준은 말 그대로 명품 연기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서하준은 자신의 보위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것에 대한 미안함과 슬픔, 그리고 모진 어미를 향한 원망 등 혼란스러운 감정을 눈물과 절규에 오롯이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김미숙의 뻔뻔한 태도 앞에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진 듯, 눈물로 고개를 떨구는 모습에는 시청자들도 함께 눈물지었다.
한편 김미숙의 분노 연기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김미숙은 자신의 악행이 다름아닌 아들에게 알려졌다는 사실과 이 사태를 모면해야 한다는 당혹스러운 감정을 분노와 독기로 치환시켰는데, 핏발 선 눈에 가득 찬 눈물과 부들부들 떠는 안면근육에는 저절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옥중화' 33회의 전국 시청률은 전회 대비 0.5%P 상승한 20.0%, 수도권은 0.6%P 상승해 21.1%를 기록하며, 지난 27회 방송 이후 20% 구간에 재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중계로 인해 무려 4회 결방으로 시청률에 탄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의 20%에 재 진입한 것은 '옥중화'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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