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프로듀서부터 작가, 기상캐스터, 다큐 VJ까지 올 하반기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대세 직업은 방송계 전문직이다. 폼 나고 멋질 것 같은 방송 현장은 생갭다 험난하다. 하지만 여주인공들의 유일한 약점인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성질처럼 일을 그만두지도 못하는 리얼 그 자체다. 방송계는 드라마 PD와 작가 자신들이 직접, 간접 경험으로 겪었거나 자료 수집이 용이한 가장 편하고 익숙한 현장인 만큼 소소한 에피소드와 사소한 디테일에도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
얼굴에 강철판을 두 겹으로 깐 것 같은 뻔뻔함은 기본이요, 속에 구렁이가 백 마리쯤은 들어앉아 있을 것 같은 능글능글함까지 탑재한, 정체성 자체가 구제 못할 을(乙)이며 속물 중에서도 갑(甲) 오브 갑 피디다.
탐사프로 피디가 되어 국회의원 최현준(유오성) 집안의 비리를 터뜨리려 했으나, 오히려 역소송으로 억대의 소송 빚만 떠안고 사채업자들의 독촉을 받고 있다. 세상에 정의와 희망 따윈 없다고 믿는 노을은 뇌물도 받는 속물이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고스란히 사채업자들 손에 들아가고 집도, 직장도 없는 정말이지 '짠내'나는 인물이다.
#약점: 유일한 가족 동생 노직(이시원)
♥사랑: 우주대스타 신준영(김우빈) VS 키다리 아저씨 최지태(임주환)
|
'질투의 화신' 공효진 : SBC 뉴스 기상캐스터 표나리(31세)
3류 대학 출신, 돈도 없고 빽도 없다. 하지만 이쁘다 싶은 반반한 몸뚱이 하나, 생활력 강하고 그래서 가끔 비굴하지만 씩씩하고 귀여운 성격 둘, 나 좋다는 놈 나 싫다는 사람도 거절 못하는 빈약한 호불호관 셋, 철지난 사랑도 다시 돌아보는 굶주린 애정관 넷을 갖췄다.
남동생 학비 벌겠다고 쇼핑호스트 뒤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양념게장을 맛있게 먹는 홈쇼핑 시연모델이었다. 잘나가는 쇼핑호스트 뒤에서 현란한 입담을 배운 표나리는 한겨울에도 잠자리 날개 같은 속옷을 팔아 대박을 내는 쇼핑호스트가 되었다. 이후 신분상승의 꿈을 안고 방송국에 기상캐스터로 입궐, 계약직 아나운서가 되어 신분의 한계를 넘어 9시 뉴스앵커의 자리까지 넘보는 야심찬 여자다.
#능력: 7시 뉴스 기상캐스터 경력 4-5년차로 술을 먹어도, 자다 일어나도 기상캐스터는 완벽하게 소화. 아나운서 공채 시험 최종 면접 불합격, 직장내 동료들의 신경전, 잡무 전담 등 생계형 능력 만랩.
#약점: 전교 1등 수재인 동생 표치열(김정현)
♥사랑: 과거 짝사랑남 마초 앵커 이화신(조정석) VS 도도한 여자가 세상 제일 싫은 의류재벌 3세 고정원(고경표)
|
장르 드라마(수사물, 미스터리 스릴러)의 1인자 일명 '갓소혜'. 24세에 지금의 한류스타 류해성(주상욱)을 만들어준 단만극으로 데뷔했다. 이후 소위 잘 팔린다는 로맨스, 가족극을 기획하다 재능이 없음을 인정하고 장르물로 전환, 마니아층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작가로서 자리를 잡았다.
말 잘한다. 잘 싸운다.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사람 잘 죽여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 어렵다는 장르물을 아홉 편이나 쓰고 야심차게 열 번째 발표를 앞두고 유방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억울해할 시간도 없다. 작가로서의 책임감, 소녀가장으로서의 의무감 따위 다 벗어 던지고 난생 처음,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울고 짜는 신파 따위, 깔끔하게 거절한다. 암에 걸려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불쌍한 여자가 되기보단 어느 날 홀연히 여행을 떠나 사라져버린 폼 나는 작가로 기억 되길 바란다.
#능력: 장르 드라마 1인자. 약 12년 동안 아홉 편 소화. 장르 드라마계 1인자.
#약점: 툭하면 목돈을 해먹는 일가친척
♥사랑: 첫사랑 '발카프리오' 류해성(주상욱) VS 돌+I 괴짜 의사, 병원 이사장 홍준기(김태훈)
|
배우 못지않은 외모에, 대장부 같은 배포, 끈질긴 오기와 강철 체력, 타고난 감각으로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드라마만 만들었다 하면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찍으며 스타감독으로 이름을 날린 드라마 감독이다. 지금은 책임프로듀서로 작품을 위해서라면 불철주야 몸을 사리지 않으며 드라마본부의 갖은 사건사고의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마흔 여섯의 베테랑 골드미스다.
지금껏 수많은 로맨스 드라마 히트작을 만드느라 젊음을 불살랐지만 정작 자신은 혼밥, 혼술이 편한 중년의 싱글이다. "제발 무슨 일이든 가슴 뛰는 일 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앞으로 남은 인생 혼자서 멋있게 건강하게 늙어가리라 결심하지만 결코 만만치 위기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능력: 과거 스타감독, 현재 감 떨어진 드라마 본부 팀장으로 좌천.
#약점: 가슴아픈 옛사랑, 로맨스가 절실한 외로움
♥사랑: 원리원칙·안전무사고 주의 5급 공무원 고상식(지진희) VS 힐링 카페 '쉼표' 주인 연하 '요섹남' 박준우(곽시양)
olzllovely@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