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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부터 비공개테스트가 진행 중인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는 눈호강에 가까운 게임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 대표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과 2D 그래픽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프레임워크인 라이브2D(Live2D)를 활용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데스티니 차일드의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에는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전투에서 그려지는 화려한 이펙트와 캐릭터들의 움직임에 좋은 평가를 보냈다. 애초에 기대한 부분에 있어는 첫 번째 테스트부터 합격점을 받았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데스티니 차일드의 첫 번째 테스트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드러난 유저들의 비판은 대부분 게임 내 과금 설계와 수년전 CCG 장르의 틀에서 발전하지 못한 게임구조를 향하고 있다.
가장 많은 우려가 되는 것은 게임 내 과금을 유도하는 구간이 굉장히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 등급과 등급 내에서도 다시금 카드의 능력을 구분짓는 랭크 시스템과 한계돌파, 진화 시스템에 각 캐릭터마다 별도로 착용하는 무기, 방어구, 장신구에도 각각 가챠, 레벨업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자신의 '최애캐'에게 애정을 쏟아 넣을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준비했다는 의도로 파악할 수도 있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어지간히 돈 써서는 육성이 어렵겠다'는 느낌을 먼저 전하기 쉽다.
쉽게 말해 게임의 전체적 구조가 수년 전에 유행하던 CCG 장르의 틀에 최근 모바일게들의 과금 요소들만 더해진 구조다. 물론 그래픽과 다양한 콘텐츠는 존재하지만 과금 요소 부분에서만 본다면 부담감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실 CCG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과금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선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이 많다. 밀리어아서, 큐라레를 거치면서 비주얼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라면 적당한 돈을 쓰면서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겠다는 유저들이 존재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유저들마저 현재의 과금 요소들은 다소 과한 느낌들 정도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확실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게임 내 전투가 화려하게 그려지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다. 하지만 전술적인 요소가 개입될 여지는 아직까지 공개된 모습만 봐서는 부족한 편이다. 강화, 합성, 한계돌파로 수치를 높이고, 수치 총합이 높은 진영이 이기는 식의 게임 방식은 2012년에 출시된 밀리언아서 시절에 이미 유저들에게 충분히 익숙해진 방식이다.
물론 모든 게임이 구조적인 면에서 혁신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어떤 점에 장점을 둘 것인가'를 상정한 이후,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것도 게임의 가치를 높이는 훌륭한 방식이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비주얼 만족도'에 중점을 두고 그곳에 역량을 투입한 게임이며, 그 덕분에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대단히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데스티니 차일드는 '최신 과금 설계'와 '구식 게임 구조'가 공존하면서 유저들에게 심리적인 괴리감을 전달했다. 다음 테스트 혹은 정식 서비스 단계에서는 과금에 걸맞은 보상이나 대우로 유저들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성이 느껴진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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