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소현(17)이 남성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였던 애교 연기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3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이대일 극본, 박준화 연출)에서 기억을 잃은 여고생 귀신 김현지를 연기한 김소현. 그는 30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싸우자 귀신아'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데뷔 8년 차 연기론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2006년 KBS2 '드라마시티-십분간, 당신의 사소한'으로 연기의 발을 들인 김소현은 이후 2008년 KBS2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를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 아역스타의 길을 걷게 됐다. '리틀 손예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손예진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김소현. 그는 청순하고 말간 외모와 풍부한 감성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특히나 멜로 장르에 특화된 매력을 과시했는데 2010년 KBS2 '부자의 탄생'에서는 이보영의 아역, 2011년 KBS2 '가시나무새'에서는 한혜진의 아역,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서는 한지민의 아역,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는 김민서의 아역, MBC '보고싶다'에서 윤은혜의 아역, 2013년 KBS2 '아이리스 2'에서는 이다해의 아역, MBC '출생의 비밀'에서는 성유리의 아역 등 난다 긴다 한 톱스타들의 아역을 담당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또래의 아역 스타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활동 행보를 자랑한 김소현이다.
이렇듯 스타 아역 배우로서 꽃길을 걷던 김소현은 지난해 방송된 KBS2 '후아유 - 학교 2015'를 통해 여배우로 첫 포문을 열었다.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배우 김소현으로 첫발을 디뎠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탄력받은 김소현은 올해 상반기 영화 '순정'(이은희 감독)과 KBS2 '페이지터너'로 대중을 찾았고 여름엔 '싸우자 귀신아'로 변신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여배우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싸우자 귀신아'는 오랫동안 눈물 한 바가지 쏟아야만 했던, 비련의 멜로 주인공이었던 김소현의 이미지를 유쾌하고 통통 튀는, 그리고 사랑스러운 '로코퀸'으로 변화시키는데 일조했다. 예쁜 데 웃기기까지 하는 김소현표 로코 연기가 안방극장을 관통한 것.
김소현은 "3개월간 빠져있던 '싸우자 귀신아'가 정말 후딱 지나간 것 같다. 촬영할 때는 무더위 때문에 힘들었는데 막상 지금 생각해보면 힘든 것보다 좋았던 기억이 난다"며 "지난해부터 쉼 없이 많은 작품을 했다.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도 배우들, 스태프들을 만나면서 많이 배우고 감사한 인연을 맺었다. 그런 상황에서 연기에 대한 욕심도 더욱 커졌다. 특히 '후아유'를 하면서 드라마를 이끄는 주연으로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또 기존의 했던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또 대중에게 만족스러운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보완하고 싶었다. '싸우자 귀신아'도 기존의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어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현은 '싸우자 귀신아' 이전과 이후의 자신이 많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이미지 변신도 물론이지만 그동안 가졌던 부담감과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다는 것. 그는 "요즘 특별히 느끼는 감정은 '내가 촬영을 하면서 많이 편안해졌구나'라는 점이다. 사실 그 전에는 소극적인 면이 많이 있었다. 사람을 대할 때도 조심스럽다 보니 모든 게 소극적으로 변했고 연기할 때도 이런 부분 때문에 막히는 부분이 많았다. 밝은 역할에 제안이 들어와도 '안 어울릴 것 같아' '내가 할 수 있을까?' 등 걱정부터 앞섰고 연기를 할 때 힘이 들어가더라. 많은 감독도 '김소현은 슬픈 이미지가 있어'라며 사연 있는 캐릭터들에만 나를 찾아주시더라. 그래서 밝은 캐릭터는 시도조차, 엄두조차 못 냈던 상황이었다"며 "'싸우자 귀신아'도 마찬가지였다. 귀엽고 통통 튀는 김현지 역할을 소화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엔 박준화 PD가 '아무도 신경 안 쓰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뭐든 해도 좋다'고 열어주시더라. 박준화 PD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현장에서 자연스레 편안함이 생겼다. 시청자의 반응도 '귀엽고 밝다'라는 평이 많아 반신반의했던 마음이 확 풀어졌다.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내게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고 전했다.
확실히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은 딱 제 나이, 낭랑 18세 다운 귀여운 매력을 선보였다. 언제나 서글픈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던 김소현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숨겨진 허당기를 발산, 사랑스러운 매력을 과시했고 '뽀뽀 귀신'이라 불릴 만큼 놀라운 스킨십 재능까지 드러낼 수 있었다.
김소현은 "처음에 옥택연 오빠와 케미스트리에 대한 걱정이 조금 있었다. 아무래도 (옥)택연 오빠가 아이돌에서는 '짐승돌'로 불리지 않나?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그에 비해 나는 너무 아이 같아 보여 로맨스가 안 살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있었다. 이런저런 걱정을 한가득 안고 첫 촬영에 들어갔는데 스태프들이 '잘 어울린다' '예쁘다'라는 반응을 보이더라. 나 역시 택연 오빠와 촬영하면서 점점 더 호흡이 잘 맞았고 그럴수록 케미가 더 살았던 것 같다"며 "뽀뽀 스킨십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칭찬과 부러움을 받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옥택연 오빠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뽀뽀 장면이 나간 뒤 팬들의 격한 반응 때문에 옥택연 오빠가 많이 속상해하더라. 그런데 곱씹어보면 옥택연 오빠가 첫 뽀뽀신 상대가 아닌데도 유독 격한 반응이 돌아오더라. 진짜 뽀뽀는 전작에서 진구 오빠와 먼저 했는데 그때는 이렇게 뭇매를 맞지 않았다. 여러모로 옥택연 오빠에게 미안하고 감사했던 시간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남성 시청자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 애교 연기에 대해서는 "영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고 한숨을 쉬어 장내를 파안대소하게 했다. 그는 "무조건 '귀엽게' 보여야 한다는 박준화 PD 말에 열심히 노력은 해봤지만 정말 애교를 부려야 하는 매 순간 멘붕이 왔다. 실제로 애교가 없는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 안 쓰던 애교를 부리려니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다. 처음 애교 장면을 찍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끙끙거리면서 안절부절못하기도 했다. 어떻게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신줄을 반 놓고 연기를 시작했던 것 같다. 마치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연기했다. 다른 배우들은 모르겠지만 내겐 어떤 장면보다 힘든 장면이었고 심지어 슬픈 장면을 연기할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 소비가 있었다. 그런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하다 보니 익숙해지고 재미가 붙더라. 부끄러움이 사라지니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 것 같다. 나중에는 박준화 PD가 '많이 늘었다'라는 말에 더 신나게 애교를 부린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한편, 임인스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싸우자 귀신아'는 귀신이 보이는 눈을 떼기 위해 귀신을 때려잡아 돈을 버는 복학생 퇴마사와 수능을 못 치른 한으로 귀신이 된 여고생 귀신이 동고동락하며 함께 귀신을 쫓는 퇴마 로맨스 어드벤처로 올여름 밤 시청자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싸이더스HQ, tvN '싸우자 귀신아' 스틸 및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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