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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차줌마는 잊어라, 차승원 연기도 잘했었지(종합)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08-30 17:06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30.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차승원이 '차줌마'에서 '지도꾼'으로 변신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가 베일을 벗었다. '고산자'는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에게 돌려주고자 했던 고산자 김정호를 담아낸 '고산자'는 원작 소설인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를 토대로, 만인을 위한 정확한 지도를 만들고자 했던 김정호의 뜻을 쫓는 동시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보다 드라마틱하게 완성됐다.

더는 잘못된 지도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을 없애고자 했던 의인(義人)이자 완벽하고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데 뜻을 굽히지 않았던 장인(匠人) 그리고 그래서 때로 외로운 길을 걸었던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모습에 대한민국 곳곳의 아름다운 절경이 감탄을 자아내며 가슴을 뛰게 만든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메가폰을 잡은 강우석 감독은 30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을 처음 읽고 과연 내가 김정호 선생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며 "두려워서 잠시 덮었다가 너무 생각이 나서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해보자 했다"고 전했다.

또 강 감독은 "작품을 하기로 결정한 후 원작에도 없고 시나리오에도 없는 원판을 너무 보고 싶었다. 어떤 원판에서 저런 지도가 나왔을까가 궁금했다"며 "실제로 문화재청에 부탁해 원판을 보다 기절할 뻔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영화를 찍을때보다 울컥했고 미술감독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만들수 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대동여지도의 철학을 학생들에게 아이들에게 보여지면 대단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산자'팀은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부터 합천 황매산, 강원도 양양, 여수 여자만, 북한강 그리고 최북단 백두산까지 총 9개월간 10만6240km에 달하는 거리를 직접 두 발로 디뎠다. 특히 제작진과 차승원이 직접 백두산에 올라 촬영한 장면은 마치 CG로 착각할 정도의 놀라운 풍광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대한민국 영화사상 최초로 백두산 천지를 스크린에 옮겨낸 것으로 그 의의를 더하고 있다.


차승원은 김정호 역을 맡아 소탈하고 인간적이면서도 묵직한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특히 9개월에 걸친 전국 로케이션의 모든 촬영을 열정적으로 소화한 차승원은 지도에 생을 바친 김정호의 삶을 담아내며 극의 중심을 이끈다. 그는 "촬영한지 1년만에 작품을선보이게 됐다. 계속 김정호 선생에 대해 유추해보고 생각해보고 하는데 과연 이분이 이런 시도를 어떤 생각으로 만드셨을까를 고민한다"며 "내 연기가 1만분의 1이라도 쫓아갔을까하는 겸허해지고 겸손해진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배우는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 그분의 위대함 배우가 아무리 연기하더라도 쫓아갈수 없다기 때문이다. 그런 부담감에서 시작했고 지금도 부담감은 비슷하다"며 "김정호 선생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다. 일제강점기에 나온 사료들과 역사학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분의 집념을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유준상은 김정호의 지도를 손에 넣어 권력을 장악하려는 '흥선대원군' 역을 통해 캐릭터 변신에 나섰다. 지도를 둘러싸고 김정호와 대립하게 되는 흥선대원군을 연기한 유준상은 강한 위엄과 카리스마로 영화적 긴장감을 전한다. 유준상은 "영화를 준비하는 동안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 인생에 또다른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째 영화를 함께 하게 돼 행복히디"며 "정말 위대한 지도를 보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에 가기도 했다. 이 지도에 표현되는 하나하나를 보면서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인권은 김정호의 목판 제작을 돕는 조각장이 '바우' 역을 맡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남지현은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을 맡아 차승원과 부녀 호흡을 선보인다.

김정호는 역사상 위대한 지도 제작자이자 지리학자로 존경받고 있지만 사료가 남아있지 않아 구체적인 생애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 강우석 감독과 배우들이 이런 김정호 선생의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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