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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올 하반기 드라마 무대는 방송국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익숙한 직업군이다. 프로듀서부터 시작해 작가, 기상캐스터, VJ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여주인공들의 방송계 직업들은 폼나고 멋지기 보다 리얼한 생계형이다. 험난한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갖은 구박에도 긍정적이고 유연한 직장생활을 한다. 이런 씩씩한 그녀들에게 있어 유일한 약점은 가족이고, '짠내'나는 그녀들의 인생의 구세주는 사랑이다. KBS '함부로 애틋하게', SBS '질투의 화신' '끝에서 두번째 사랑'과 내달 2일 방송예정인 JTBC '판타스틱'까지 드라마 속 방송계 직업 여성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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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프로 피디가 되어 최현준(유오성) 집안의 비리를 터뜨리려 했으나, 오히려 역소송으로 억대의 소송 빚만 떠안고 사채업자들의 독촉을 받고 있다. 세상에 정의와 희망 따윈 없다고 믿는 노을은 뇌물도 받는 속물이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고스란히 사채업자들 손에 들아가고 집도, 직장도 없는 정말이지 '짠내'나는 인물이다.
'돈'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능력과 열정만큼은 열혈 피디다. 비가 오는 현장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취재 하고, 다큐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주인공의 취향과 비위를 맞춰가는 프로의식까지 갖췄다.
♥사랑: 우주대스타 신준영(김우빈) VS 키다리 아저씨 최지태(임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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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류 대학 출신으로, 돈도 없고 빽도 없다. 하지만 이쁘다 싶은 반반한 몸뚱이 하나, 생활력 강하고 그래서 가끔 비굴하지만 씩씩하고 귀여운 성격 둘, 나 좋다는 놈 나 싫다는 사람도 거절 못하는 빈약한 호불호관 셋, 철지난 사랑도 다시 돌아보는 굶주린 애정관 넷을 갖췄다.
남동생 학비 벌겠다고 쇼핑호스트 뒤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양념게장을 맛있게 먹는 홈쇼핑 시연모델이었다. 홍수 나듯 땀에 절어 속옷이 비쳐도 묵묵히 숀리 옆에서 자전거 폐달을 죽어라 밟던 시연 엑스트라였다.
그렇게 잘나가는 쇼핑호스트 뒤에서 현란한 입담을 배운 표나리는 한겨울에도 잠자리 날개 같은 속옷을 팔아 대박을 내는 쇼핑호스트가 되었다. 이후 신분상승의 꿈을 안고 방송국에 기상캐스터로 입궐, 계약직 아나운서가 되어 신분의 한계를 넘어 9시 뉴스앵커의 자리까지 넘보는 야심찬 여자다.
경력 4-5년차의 표나리는 현재 SBC 방송국 7시 뉴스 기상캐스터다. 하지만 간판 기상캐스터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 설상가상 몰래 준비한 아나운서 공채 시험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시급 7만원을 더 벌기 위해 기상캐스터 직무 외 여러 가지 잡무를 도맡아 하고, 방송국 내 직장 동료들과의 신경전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꿋꿋히 노력해나가는 리얼 생계형이지만 긍정적인 캐릭터다.
◇약점: 전교 1등 수재인 동생 표치열(김정현)
♥사랑: 과거 짝사랑남 마초 앵커 이화신(조정석) VS 도도한 여자가 세상 제일 싫은 의류재벌 3세 고정원(고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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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갓소혜'. 장르 드라마(수사물, 미스터리 스릴러)의 1인자다. 24세에 지금의 한류스타 류해성(주상욱)을 만들어준 단만극으로 데뷔했다. 이후 소위 잘 팔린다는 로맨스, 가족극을 기획하다 재능이 없음을 인정하고 장르물로 전환, 마니아층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작가로서 자리를 잡았다.
말 잘한다. 잘 싸운다.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사람 잘 죽여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 어렵다는 장르물을 아홉 편이나 쓰고 야심차게 열 번째 발표를 앞두고 유방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억울해할 시간도 없다. 작가로서의 책임감, 소녀가장으로서의 의무감 따위 다 벗어 던지고 난생 처음,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울고 짜는 신파 따위, 깔끔하게 거절한다. 암에 걸려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불쌍한 여자가 되기보단 어느 날 홀연히 여행을 떠나 사라져버린 폼 나는 작가로 기억 되길 바란다.
그런 '갓소혜'에게 마지막 대본을 앞두고 한류스타이자 자신의 첫 사랑 류해성과 12년만에 재회, 맹렬한 대전쟁을 펼치게 된다.
◇약점: 툭하면 목돈을 해먹는 일가친척
♥사랑: 첫사랑 '발카프리오' 류해성(주상욱) VS 돌+I 괴짜 의사, 병원 이사장 홍준기(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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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못지않은 외모에, 대장부 같은 배포, 끈질긴 오기와 강철 체력, 타고난 감각으로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드라마만 만들었다 하면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찍으며 스타감독으로 이름을 날린 드라마 감독이다. 지금은 책임프로듀서로 작품을 위해서라면 불철주야 몸을 사리지 않으며 드라마본부의 갖은 사건사고의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마흔 여섯의 베테랑 골드미스다.
지금껏 수많은 로맨스 드라마 히트작을 만드느라 젊음을 불살랐지만 정작 자신은 혼밥, 혼술이 편한 중년의 싱글이다. "제발 무슨 일이든 가슴 뛰는 일 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앞으로 남은 인생 혼자서 멋있게 건강하게 늙어가리라 결심하지만 결코 만만치 위기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약점: 외로움
♥사랑: 원리원칙·안전무사고 주의 5급 공무원 고상식(지진희) VS 힐링 카페 '쉼표' 주인 연하 '요섹남' 박준우(곽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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