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 조지영 기자] 한번 오열을 했다고 '연기의 신(神)'으로 둔갑하거나, 낯선 연기술을 보여줬다고 '발연기'로 치부되는 데 불편함을 느끼셨나요. 스포츠조선이 TV 드라마 속 배우들의 연기를 전문가의 식견으로 평가하는 새 기획을 선보입니다. '배우를 논하다'는 '좋은 연기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에서부터 '배우의 연기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는 목표로 구상한 연기 보고서로서, 국내 유수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솔직하고 세밀한 평가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자문단들이 여덟 번째로 만난 배우는 tvN 드라마 '굿와이프'의 유지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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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유지태가 미드 리메이크, 전도연의 복귀작으로 일찍부터 화제가 된 '굿와이프'로 돌아오게 됐다.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한 그에게 '굿와이프' 속 이태준은 배우 인생에서 도전이 될 만한 캐릭터였다.
유지태가 연기하는 이태준은 남자들 사이 타고난 리더라는 평판을 얻을 만큼 신뢰감 있는 인물인 동시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정 탓에 적도 많은 인물이다. 아내 김혜경을 사랑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아내의 인생을 희생시키는 이기심을 가진 이중적 인물이기도 하다. 목표한 바가 뚜렷하면서 그 안의 내면이 이중적인 인물인 탓에 대사 한 마디, 표정 하나에 고도의 분석이 실려야 하는 인물인 것이다. 배우에게는 연기할 맛이 나는 캐릭터인 동시에 어려운 과제 같은 캐릭터다. 이런 이태준을 연기하는 유지태에 대해 대중의 반응도 호의적.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렇다면 자문단들의 유지태에 대한 평가는 어땠을까?
연기 자문단 한줄평
김태훈 세종 액팅클리닉 연구소 소장, 배진성 세종 액팅 클리닉 연구소 연구원 : 이성이 강하고 아이디어가 좋은 배우 유지태. 다각도의 대본 분석력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연출력도 훌륭한 배우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작품을 분석하고 계획한대로 그 인물로 존재하지 못하고 인물의 컬러에 의존하여 연기적 표현이 너무나도 설명적이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 배우 유지태는 개성이 넘치는 매력적인 배우이다. 남은 회차에서 만큼은 그의 개성이 단편적으로만 보여지지 않고, 그가 의도한 대로 다채로운 연기적 표현으로 승화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서은혜 CNC 스쿨 원장 :강렬한 눈빛연기가 참 매력적이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태준이란 캐릭터가 궁금해지고 앞으로의 그의 반전 매력을 기대하게끔 한다. 안정된 연기력과 중저음의 보이스가 이태준이란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고,기대하는 만큼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이다.
서희 국민대 미디어연기예술학부 외래교수 : 한국 드라마에서 이런 캐스팅의 호화를 본 적이 있을까. 신비감이라는 베일 속에서 어떤 것이 진심인지 보일 듯 말듯 하는 이태준. 유지태는 스스로 아우라가 퍼진다. 하지만 '굿와이프' 속에서의 이태준은 감정이 커지면서 연기가 단조로워 보인다. 부인에 대한 사랑, 명예 훼손에 대한 분노,높은 곳으로 향한 욕망. 그 모든 감정들에 대한 표현이 비슷하여 상당히 아쉽다. 감독이 원하는 이태준 역할에 대한 설정이 이해가 되지만, 너무 잘 알려지고 목소리 또한 신뢰감이 짙은 유지태의 선택은 작품 자체의 이태준 매력에는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다. 알 듯 모를 듯한 캐릭터의 배우였다면 이태준 검사가 시청자들의 심장을 더 쫄깃하게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유지태이기에 이태준 검사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부인에 대한 사랑이 가장 큰 중점이 되는것 또한 유지태의 아우라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윤상원 극작가 겸 연출가 : 유지태 배우는 정체와 속내를 알 수 없어 베일에 싸인 이태준이라는 인물을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경계 사이에서 교묘하게 오고감으로써 드라마의 긴장감과 흡입력을 몇 배로 배가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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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에서 알 수 있듯 자문단들은 배우 자체의 매력에 높은 평가를 줬다. 유지태는 62.5점의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김태훈 세종 액팅클리닉 연구소 소장, 배진성 세종 액팅 클리닉 연구소 연구원은 "배우 유지태는 개성이 넘치는 매력적인 배우이다"라고 평가했으며, 서희 국민대 미디어연기예술학부 외래교수 역시 "유지태는 빛나려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아우라가 퍼지는 배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굿와이프' 속 이태준 검사 역을 소화하는 유지태의 연기 방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특히 표현의 창의력 부문에서는 100점을 준 자문단이 있는 반면, 60점을 준 자문단도 있었으며 10점의 현저하게 낮은 점수를 준 자문단도 있었다. 그의 연기와 관련해 김태훈 소장과 배진성 연구원은 "이번 작품에서는 작품을 분석하고 계획한대로 그 인물로 존재하지 못하고 인물의 컬러에 의존하여 연기적 표현이 너무나도 설명적이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 남은 회차에서 만큼은 그의 개성이 단편적으로만 보여지지 않고, 그가 의도한 대로 다채로운 연기적 표현으로 승화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분석했고, 서희 교수 역시 "이태준은 감정이 커지면서 연기가 단조로워 보인다. 부인에 대한 사랑, 명예 훼손에 대한 분노,높은 곳으로 향한 욕망. 그 모든 감정들에 대한 표현이 비슷하여 상당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종합: 유지태 배우의 매력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중 역시 '굿와이프' 속 이태준 검사를 쓰랑꾼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이태준 검사의 뻔뻔한 성격과는 별개로 그의 피지컬에서 전해지는 매력을 칭송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 유지태가 보여준 연기는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태준은 전도연이 연기하는 주인공, 김혜경 만큼이나 복합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감정신에서 이태준은 단편적인 감정만을 전달하는 것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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