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스포츠조선 '출장토크'의 이번 주인공은 개성 강한 연기로 악역계에 획을 그은 남자, 배우 김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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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만든 말인지 참 잘 만들었어요. 배우들이 다 원하는 호칭 아니겠어요? 그 장면에서 굉장히 돋보였다는 말인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최고의 찬사죠."
사실 김희원이 배우로 입지를 굳히기까지의 과정은 그의 연기 만큼이나 독특했다. 수능 시험에 지각한 여학생을 대신 들여보내고 시험장에서 나와 우연히 보게 된 신문공고를 보고 극단에 지원,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극단 생활은 경제적으로 무척 궁핍했고, 생활고에 지쳐 호주로 떠났다. 페인트공으로 일하며 호주 생활에 정착하려 했지만 우연히 해외 공연을 왔던 같은 극단 출신 배우들을 만나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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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츰 인지도를 쌓아가던 김희원이 포텐을 터트린 건 영화 '아저씨'부터다. 아저씨'에서 보여준 만석 캐릭터는 만석은 사람 탈을 쓴 악마다. 사람을 죽여 놓고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어린이들을 개미굴에 가두고는 노동력을 착취하고, 인신매매나 불법 장기 거래까지 손대는 모습은 경악스러웠다. 눈썹 하나 꿈쩍하지 않고 지능적인 악행을 저지르는 그의 모습은 관객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그 임팩트가 워낙 셌기 때문인지 이후 김희원의 연기 중 악역 캐릭터의 비중이 유달리 높아졌다.
"괴리감은 전혀 없어요. 나쁜 역할은 무서워야죠. 하지만 좀 인간적인 모습도 비지길 바라긴 했어요. 다만 악역 전문이라는 말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요. 배우가 한가지 색에 갇히는 건 굉장히 불리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다양한 뭔가를 시도하는 것 같아요. 악역이지만 뒤에는 변화가 있는 그런 캐릭터를 하려고 해요. 근본부터 나쁜 악역은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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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희원을 찾는 곳은 많았다. 2016년까지 9년 동안 18개 영화와 11개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제는 확실히 신스틸러로 입지를 굳힌 것이다. 그렇다면 김희원이 생각하는 신스틸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뭘까. 그리고 차세대 신스틸러는 누가 될까.
"대부분 자연스러운 연기를 '잘한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스페셜한 뭔가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리얼'만 가지고 가려면 다큐를 보는 게 낫죠. 하지만 연기는 사람들 마음에 확 꽂히는, 그런 임팩트 하나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모든 연기는 그 사람 인생에 있어서는 가장 스페셜한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아저씨'에서도 연기할 때 그냥 사람을 보면 되는 신이었지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상태로 바라본다'는 그런 설정을 계속 추가했어요. 그러면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불안감이나 기쁨과 같은 캐릭터의 감정이 느껴지거든요.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차세대 신스틸러라…. 글쎄요. 아마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 또 한명 나오지 않을까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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