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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박근형은 영화 '그랜드파더'에서 할아버지와 손녀로 호흡을 맞춘 신인 배우 고보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이 연기할 때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시사를 할 때 보니 어떻게 그렇게 맑은 눈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얼굴이 흠이 하나 없고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더라고. 어떻게 그럴까 생각했는데 나이를 물어보니 스물아홉이라더군요. 그래서 고개를 끄덕였지. 눈만 보고 있어도 울렁거리더라고. 가능성이 정말 높은 배우 같아요."
대선배 박근형은 요즘 배우들에 대한 걱정도 전했다. "요즘 배우들은 우리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한해 연기 관련 전공자가 2만명이 나온대. 그런데 연극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요. 최저 임금도 못받고 '파이브잡'을 하는 사람까지 봤어요. 우리 때보다 더 어렵더라고. 젊은 친구들에게 많이 후원을 해줬으면 좋겠어."
아들과 손자까지 3대에 걸쳐 배우를 하고 있는 박근형이기에 걱정은 더 크다. "손자까지 연극 공부를 하거든요. 이번에 장학금을 탔다는데 얼마나 기특하던지.(웃음) 3대가 다 배우 길을 걸으니까 좋죠. 그래도 할아버지가 나라는 얘기는 끝까지 안하더라고. 비교되잖아."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서도 나와 (이)순재 형님은 우리 말투로 고치죠. 여자 말투가 좀 있어서 남자 말투로 고쳐야 해요. 유일하게 말투를 고치는게 허락되는 사람들이 우리 둘이에요. 다른 사람이 그랬다가는 혼나지.(웃음)"
박근형은 대사를 외우기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세세한 대사를 파악하는 스타일이다. "아직도 내가 본 배우 중에 대사를 가장 잘 외우는 사람은 순재 형님이야. 그렇게 잘 외우는 사람이 없어요."
이어 '막장드라마'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요즘 '막장 드라마' '막장드라마' 하는데 나는 나중엔 이것도 한 장르가 될 것으로 봐요. 그냥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외국에도 '블랙코미디'도 있고 신기한 장르가 많잖아. 정극은 정극대로 가면서 다른 장르도 파생되어야 더 다양해지는 거죠. 물론 돈을 내고 보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돈 안내고 보니까 편하게 웃으면서 욕하면서 볼 수도 있잖아요. 크게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
한편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그랜드파더'는 베트남 참전용사라는 영광을 뒤로 한 채 슬픔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던 노장이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유일한 혈육인 손녀를 위해 아들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 진실에 맞서는 영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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