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첫방①] 박보검, '응답' 저주? 더이상 최택은 없다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08-23 09:39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반갑다 보검아"

KBS2의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혀온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22일 베일을 벗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츤데레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우리나라 안방극장에서 이미 흥행력이 검증된 바 있는 남장여장 코드와 설레는 궁중 로맨스를 버무려 MBC '해를 품은 달'과 KBS2 '성균관 스캔들'의 인기를 이을 청춘사극으로 관심을 끌었다.

1화에서는 이영(박보검)과 홍라온(김유정)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홍라온은 여자의 몸으로 남장을 하며 살아간다.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무기로 연서 대필을 해 밥벌이를 하는 인물이다. 이영과의 만남 역시 자신이 연모하는 여인을 대신 만나달라는 정덕호(안세하)의 부탁을 받고 대타로 약속 장소에 나갔을 때 이뤄졌다. 덕분에 홍라온은 이영과 정덕호의 관계를 오해하게 됐고, 이영은 홍라온의 정체를 의심해 칼을 빼들었다. 두 사람은 실랑이를 벌이다 함께 구덩이에 갇히게 됐고, 홍라온은 이영의 도움으로 탈출했으나 "다시 만났을 때 개가 되라면 개가 되겠다"고 말한뒤 도주했다.

그들의 첫만남은 험했지만 다시 재회는 설레였다 빚쟁이들은 홍라온을 내시로 팔아버렸고, 홍라온은 여자 옷을 입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을 떠올린 후 내시로서 입궐하기로 다짐했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바로 이영. 단번에 홍라온을 알아본 이영은 "반갑다. 멍멍아"라고 말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김유정을 골려먹을 생각에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반갑다 멍멍아"라는 대사를 날린 박보검, 사실 그가 더욱 반가운건 바로 시청자들이었다. 공개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거의 코믹 퓨전 사극에 가까웠는데, 박보검은 전작 '응답하라1988'에서 보여준 순하고 바른 청년 바둑기사 최택을 벗어던지고 능청스럽고 뻔뻔한 왕세자로 완벽히 분했다. 궁궐에서 말릴 사람 없는 괴짜 중의 괴짜이자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공부하는 척 하다 용포를 벗어던지고 궁궐 밖을 쏘다니는 '똥궁전' 이영의 모습에 더이상 최택은 없었다. 이처럼 박보검은 코믹과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이중적 매력으로 한회만에 여심을 무너뜨렸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저주가 이어질 것인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던 게 사실이지만 그 인기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더욱이 앞으로 완벽한 왕세자라는 가면 뒤에 숨겨둔 능글맞고 개구진 츤데레 이영의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기 때문에 기대도 높다. 전작의 부담감을 이겨낸듯 보이는 박보검 다시 한 번 인기 신드롬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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