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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최근 스크린에 실존인물을 재조명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등장해 영화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실존 인물이 주는 리얼리티가 극의 현실감을 높여주면서 리얼리티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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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의 남편 소 다케유키 역에는 어린 시절 일본에 살아 남다른 일본어 실력을 지닌 김재욱이 맡았고 영친왕의 부인 이방자 여사 역에는 허진호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일본판 '8월의 크리스마스'에 출연한 인연으로 배우 토다 나호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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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 소설 '고산자'를 집필한 박범신 작가는 부족한 역사적 자료 대신 당시 시대상과 대동여지도에 담긴 김정호의 정신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빚어냈다. 소설 속 김정호의 인물됨에 대해 박범신 작가는 "김정호는 국가 권력이 장악하고 있는 국토에 대한 정보들을 한 장의 지도로 완성해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어했다. 완전한 민주화를 꿈꿨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정신 속에 위대함이 있다"고 전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제작진은 "지도의 우수성에 비해 역사적 기록이 턱없이 부족한 김정호의 삶을 영화로 담기 위해 대동여지도를 만든 그의 뜻에 집중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목판으로 제작된 대동여지도의 제작 방식에 착안해, 김정호를 많은 사람에게 정확한 지도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한 '애민정신이 가득한 인물'로 해석한 것"이라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강우석 감독은 "김정호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지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동여지도를 목판으로 만든 후 이를 인쇄해서 백성들에게 나눠주려 했다. 지금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인물"이라고 영화의 기획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팬들이 시간이 갈수록 리얼리티 있는 작품에 힘을 실어주면서 영화 제작진들이 실존인물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며 "실존인물을 제대로만 재조명한다면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자료로도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논란이 있는 부분에 대해 제대로된 검증이 없으면 왜곡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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