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지상 최대의 메이크오버 쇼였다.
18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 9회는 단연 김의성(오성무 역)의 하드캐리 쇼였다. 웹툰 'W'를 만든 작가인 오성무는 웹툰과 웹툰 밖 세상을 오가며 위협을 가하는 진범을 죽이기 위해 모든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흘러가는 듯 웹툰을 철저히 구성했다.
그러나 부작용이 발생했다. 진범의 정체에 맥락을 부여하기 위해 강철이 목격했던 자신의 얼굴을 진범의 얼굴에 대입시킨 것이 문제. 그동안 얼굴이 없던 진범이 성무의 얼굴을 갖게 되자 현실 세계 성무의 얼굴과 목소리를 강탈했다. 성무의 얼굴로 웹툰 속으로 들어간 진범은 'W'의 방송국에서 총기 난사로 사람들을 죽이고 공개적으로 강철을 도발했다.
도저히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가는 전개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웹툰 작가이자 아버지인 오성무와 분명 같은 얼굴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과 포스를 뿜어내는 진범을 표현해낸 김의성의 1인 2역 연기는 압권이었다. 다소 황당무계할 수 있는 설정이지만 같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두 명의 김의성 덕에 드라마는 굉장한 설득력을 가지게 됐다.
연기력 뿐 아니라 스타일 표현 역시 한 몫 했다. 드라마나 영화 속 1인 2역 캐릭터를 구현할 땐 두 사람이라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전혀 다른 의상과 분장은 필수 요소인데, 오성무와 진범은 그 중에서도 특히나 대조되는 스타일링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50대 중반의 웹툰작가 오성무는 밤샘 작업은 필수이자 창작자의 스트레스가 극심한 직업적 특성상, 수더분하고 다소 지저분해 보이는 의상 연출을 선보였다. 주름진 티셔츠나 모노톤 컬러의 후드 집업, 올드한 느낌의 안경이 그런 맥락의 아이템이다. 또한 백발과 흑발이 섞인 부스스한 느낌의 헤어스타일과 수염은 쇠약하고 나이 들어보이는 느낌을 준다.
반면 진범으로 변신한 김의성은 말 그대로 악마같은 모습이다. 강인함을 나타내는 블랙 컬러와 위협적인 스터드 장식이 달린 롱 코트, 그리고 남성미 넘치는 워커는 오성무는 싹 잊을 만한 변신이다. 안경을 벗어던지고 수더분하던 헤어도 뒤로 깔끔히 넘겨 악랄한 표정이 돋보이도록 연출했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MBC 'W'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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