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스포츠조선 '출장토크'의 이번 주인공은 개콘의 터줏대감이자 버라이어티계의 신흥 강자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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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가 워낙 좋아요. 처음 시작할 땐 (김)준현이 땜빵으로 들어가서 1~2회만 하는 줄 알고 그냥 멍했어요. 첫 방송 보시면 제가 아무 것도 안하는 게 보이실 거예요. 그러고 몇 개월 있다가 멤버끼리 '너무' 친해지면서 잘 될 거 같은 느낌이 왔어요. 특히 (차)태현이가 스킨십이 많아요. 주도적으로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었죠. (태현이) 제수씨도 우리를 많이 챙겼어요. 저나 데프콘 정준영 종민이 모두 혼자 사는데 명절 때마다 곰탕 국물을 1인분씩 따로 먹게 챙겨줬죠. 저희는 사적으로는 욕도 많이 한다. 남자들끼리는 그래야 친해지잖아요. 어느 버라이어티나 마찬가지겠지만 그게 프로그램이 잘 되는 가장 큰 비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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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별명이 얍스인데 원래 스티브 얍스에서 착안했어요. 근데 자꾸 '얍실한 쓰레기'라고 하니까 저도 그렇고 어머니가 너무 싫어해요. 무슨 연예인 별명이 쓰레기냐고(웃음) 근데 원래 내가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좀 얄밉게 했어요. 골프나 당구를 쳐도 꼼수를 자주 부려서 상대방을 화나게 한 적이 많은데 실제 성격이 반영된 거 같아요. 그게 재미있겠다 싶어서 강조한 면도 있고요.
-코미디 담당으로서 뭔가 터뜨려야 한다는 부담은 없나요?
분량 고민은 '근심 돼지' 데프콘이 많이 하죠. 전 자질이 별로 없는지 걱정을 잘 안해요. 그냥 다 내려놓고 해요. 근데 신기하게 정 없으면 뭔가 만들어지더라고요. 또 PD가 분량이 없다고 걱정하면 다들 뭐라도 하기 시작해요. 전 옷을 벗던지 종민이 머리끄덩이를 잡게 되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게스트는요?
당연히 한효주에요. 어떻게 여배우 두 다리를 들고 '경운기'를 할 수 있겠어요. 다리를 찢지 않나 닭볶음탕을 해줘도 맛없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실제 맛없긴 했어요. 제가 거짓말을 못하거든요.
김준호는 최근 여자 게스트를 괴롭히는 역할을 담당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효주다. 다른 멤버들이 한효주를 여신으로 받드는 사이 그는 악마로 변신해 한효주를 디스하고 심지어 몸을 써서 괴롭혔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상대가 여배우인지라 아슬아슬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촬영장 분위기가 의도치 않게 차가워 진 적은 없나요?
제가 유재석-박명수 커플로 치면 박명수 역할인데, 제가 강하게 나가면 다른 천사 멤버들이 또 감싸주고 균형을 이뤄요. 방송에서 말했듯이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려라'는 유부남 정신으로 밀고 나가는 거죠. 한효주씨도 굉장히 즐거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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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저는 딱히 그런 건 없었어요. 그저 '남자의 자격' 정도에 만족했어요. 제가 연극영화과(단국대) 출신이라 그런지 (김)대희 형이랑 나랑은 '평생 콩트만 하고 살자' 이랬었어요. 어디 가서도 농담 따먹기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죠. 김영철 형 같은 개그를 '남자답지 않다' 그래서 싫어했어요. 근데 이젠 내가 말이 많아져서 큰일이에요.
-무한도전과 런닝맨에 유재석이 있듯이 지금 1박2일의 중심은 누구에요?
'1박2일'은 기 센 사람이 없어서 시즌3가 잘 먹힐지도 몰라요. 초기에 데프콘이 '순간 MC'을 좀 하려고 했는데 댓글에 '나대지 말아라'라고 달렸어요. 그러고 나서 데프콘 대사가 갑자기 줄어들었죠. 얘가 댓글에 민감하거든요. 그러면서 분위기를 잘 탔죠. 서로 한번 씩 치고 나오는 모습이 시청자들 보기에 재미있나 봐요.
-그러면 본인 지분은 얼마나 될까요?
음...(한참 고민하다가) 한 20% 정도? 멤버가 6명이니까 최대 주주정도는 되겠네요. 푸하하.
-직접 느끼는 멤버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정준영은 진짜 '돌+아이'에요. 데프콘은 방송만 생각하며 연구하고, 태현이는 전체적으로 엄마느낌, 종민이는 약간 삼촌 느낌으로 아우르죠. 전 아빠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애기라고 불러요. 동구(새 멤버 윤시윤의 본명)는 진짜 기존 예능에 없는 캐릭터에요. 뭐든 다 긍정적이고 열심히 해요, 그게 잘못 풀리면 정말 재미없거든요, 까나리 액젓을 먹는다거나 탁구에 지고 학원을 끊는다거나 아무 때나 파이팅이 넘치는 바람에 멤버들이 처음엔 어리둥절했어요. 물론 지금은 합이 정말 잘 맞죠.
2013년 12월 출범한 1박2일 시즌3는 존폐 위기를 딛고 2년 동안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으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맏형인 김주혁이 연기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고 4개월간 5인 체재를 거친 뒤 윤시윤을 새 멤버로 맞았다. 그리고 지난달엔 선장인 유호진 PD가 유일용 PD에게 현장 PD 자리를 물려주고 떠났다. 시즌3도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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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유능해요. 유호진 PD는 기획이 뛰어나요. 좁은 공간, 짧은 시간에 짜임새 있게 게임을 생각하는 게 비상해요. 유일용 PD는 색깔이 아주 다른 게 융통성이 전혀 없어요. 예전엔 한참 굶으면 적은 양이라도 '당'을 섭취할 수 있었는데, 새 PD는 '아, 이거 리얼인데 절대 안되요'라고 호통을 쳐요. 처음에 저희 여섯이 '쟤 뭐야'라고 혀를 내둘렀어요. 좀 더 힘들어졌어요. 청도에서 뙤약볕 아래 계속 노래 부른 걸 떠올려 보세요. 겨울이 걱정돼요.
-유호진 PD는 프로그램에 얼마나 참여하나요?
글쎄요. 출연진 입장에선 잘 모르겠어요. 딱히 뭘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완전히 상급(?)으로 올라간 걸로 알고 있는데. 하차도 아니고 하차 아닌 것도 아니고 반차인가? 같기도?(웃음) 현장에 가끔 오긴 와요. 뭔가 큰 그림의 기획을 하는 거 같아요.
-'무한도전' '런닝맨'과 함께 3대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데 다른 프로그램과의 경쟁심은 없나요?
제가 재석이형이랑 친하고 태현이가 (김)종국이랑 워낙 친해서 멤버들끼리는 딱히 경쟁심은 없는 거 같아요. 같은 일요일에 방송되는 런닝맨은 한류 열풍은 크지만 워낙 시청률이 낮잖아요.(웃음) 아, 멤버들끼리 런닝맨하고 사람을 섞어서 방송하면 재미있겠다는 얘기는 가끔 해요. 차태현 주고 종국이 받고, 김준호 가고 유재석 오고, 이렇게 멤버를 바꿔보는 거죠. '1박2일' 하다가 '슬램덩크'로 간 박인석 PD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1박2일하고 슬램덩크 멤버들이 다 같이 찍고 반반씩 나가자.' 근데 지분을 과연 누가 더 많이 갖느냐, 재미있는 부분을 어느 방송에 더 많이 쓸거냐를 놓고 고민이 되긴 하겠죠. 아마 멤버 스케줄 맞추는 것도 그렇고 방송사 입장도 그렇고 쉽지는 않을 거예요. 인터넷용 방송으로는 가능할까요?
☞출장토크② 로 이어집니다
sisyphe@sportschosun.com, gina1004@sportschosun.com ,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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