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무한도전'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역사 특집'을 준비했다.
13일 방송된 국민 예능 MBC '무한도전'은 미국 LA특집으로 꾸며졌다. '히트다 히트' 뮤직비디오 촬영은 물론 롤러코스터 위에서 스파게티 등으로 유쾌한 웃음을 전해졌다. 그리고 방송 말미 공개된 LA 특집 2편 예고편은 1편의 분위기와 전혀 달랐다.
예고편는 LA에서 만나게 된 도산 안창호의 숨겨진 이야기가 담겼던 것. 안창호의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숙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멤버들의 모습까지 담겨 궁금증을 더했다. 앞서 잭 블랙과의 만남이 무산되면서 '무한도전'이 잭 블랙을 대체할 어떤 특집을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졌던 게 사실. '무한도전'은 생각지도 못한 역사 관련 특집을 준비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특히 이번 LA 안창호 특집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앞서 '무한도전'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특집에서 웃음과 감동을 모두 전달해 주며 '국민 예능'으로서 의미있는 이야기를 전해줬기 때문이다.
지난 해 방송된 '배달의 무도' 특집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가 깃든 섬 하시마 섬과 우토로 마을을 재조명했다. 한국 청년들이 끌려와 강제 노역을 했던 섬인 하시마와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정착해 이룬 마을인 우토로, 그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며 안방극장을 눈물로 물들였다. '무한도전'은 이 특집을 통해 우토로 마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끌러올렸다. 이에 '무한도전'은 소외된 인권 문제를 발굴해 내고 이를 취재, 보도한 매체에 주어지는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에는 '아이돌 역사 특강' 특집을 통해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역사 강사 설민석, 최태성 등에게 직접 역사를 배운 후 아이돌 멤버들을 상대로 역사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참여 아이돌 멤버들은 "안중근·양기탁이 속해있던 단체로 데라우치 총독 암살사건을 조작해 일제가 해산시킨 곳의 이름을 맞혀라"라는 질문(정답은 '신민회')에 '칠공주' '강한 친구들' '불국사'라는 엉뚱한 오답을 줄줄이 내놔 아이돌 역사 인식의 부족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의 역사 특강은 어렵고 고리타분한 수업이 아니라 재미와 감동을 버무려내며 참여 아이돌은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큰 울림을 전했다.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해 한류 문화를 이끌면서도 바쁜 스케줄 등으로 학교에서 진행되는 역사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돌들을 위해 역사 수업을 진행했다는 기획 자체가 시청자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1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중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은 웃음만 전해 줄 수 있었던 찰나의 순간에도 한 번도 역사를 잊은 적이 없다.
한편, '무한도전' LA 특집 2편은 20일 오후 6시 25분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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