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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씨엘의 美진출, 4년 전 싸이와 어떻게 다를까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08-18 09:25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씨엘이 오는 19일 미국 첫 솔로 정식 싱글 '리프티드'(LIFTED)을 발매한다는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씨엘은 월드스타 싸이의 미국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스쿠터 브라운과 손잡고 오랜 기간 미국 현지 데뷔를 준비해 왔고, 마침내 첫 공식 싱글을 선보이게 됐다. 특히 그룹 2NE1이 유독 미국, 유럽 지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바, 씨엘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대한 결과 또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엘의 이번 미국 공략은 국내 유명 걸그룹 멤버가 홀로 팝 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시아 가수의 시장 확대 차원이 아닌, 현지화된 맞춤형 전략으로 인한 본격적인 활동이란 점에서도 의미있는 행보다. 시작은 좋다. 지난해 11월 미국 솔로 데뷔 앨범 사전 프로모션 곡인 '헬로 비치스'(HELLO BITCHES)를 공개한 씨엘은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해외 여러 매체에서도 크게 주목했다. 무엇보다 동양 여성 아티스트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해외 팬들이 씨엘을 주목하는 이유다.


YG는 이번에 정공법을 택했다. 싸이가 '강제 해외진출'이었다면, 씨엘은 '맞춤형 음악의 현지화'다. 씨엘의 경우, 스쿠터 브라운이 매니지먼트를 맡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싸이와 시작부터가 다르다. 우선 랩과 노래, 퍼포먼스가 가능한 아시아 출신의 여성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현지화를 토대로 한 이색 진출이다. 특히 동양 여성이 갖는 이미지, 여기에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겸비한 여성은 현지에서도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씨엘이 윌 아이 엠 등 해외 팝스타들과의 인맥을 통해 쌓은 글로벌한 네트워크 또한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다는 평이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열린 자세, 씨엘의 글로벌한 포지셔닝은 현지팬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싸이 신드롬을 통해 확인된 뉴미디어에 대한 위력도 씨엘의 활동에 큰 기대를 갖게끔 한다. 싸이 열풍의 일등 공신은 단연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서비스. 싸이는 뮤직비디오를 통한 바이럴 프로모션과 특유의 유머코드, 한국어로 된 노랫말의 재미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잘 만든 뮤직비디오 한 편이 서서히 입소문을 타더니, 미국 유명 토크쇼까지 진출했고 결국 마돈나도 두 손을 포개고 말춤을 췄다. 단 4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중독적인 댄스곡에 언어의 장벽을 허문 '유머코드'가 장착되자 뮤직비디오는 날개를 달았고, 전 세계는 '싸이스타일'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이럴 마케팅에 의한 입소문은 무서울 정도로 퍼져나갔다. 국내 여러 가수들이 TV프로그램에 한 번이라도 출연하기 위해 힘을 쏟는 것에 비하면, '강남스타일'은 유튜브가 TV세대를 훌쩍 뛰어넘는 뉴미디어로 자리 잡았단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능성은 더욱 크게 열린 셈이다.

K팝이 지구촌 곳곳에서 화제가 되고 오리콘, 빌보드를 넘어 전 세계 차트에서 이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별한 프로모션이 없이도 전 세계인들이 각지에서 한국 가수들의 무대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은 현지 공연으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능성은 더욱 크게 열렸다. 호기심을 진지한 관심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씨엘의 본격적인 미국 진출은 K팝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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