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 캠페인 <8>] 충남 보령시 동대동 '미소야'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6-08-16 09:05

[착한가게 캠페인 <8>] 충남 보령시 동대동 '미소야'


◇충남 보령시 동대동 '미소야'의 이정규 대표는 "기회가 되면 '아너 소사이어티'에도 가입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랑의열매에서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돈은) 먹고 사는데 지장없을 정도만 있으면 되죠. 나머지는 다 남 돕는데 쓰고 가야죠."

충남 보령시 동대동에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미소야'의 이정규 대표(70)는 '뭔가 가치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가 기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 2010년 초 어느날, 신문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서 운영하는 '착한가게' 기사를 보고 그 자리에서 가입했다. 오래 전부터 품어온,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몇 달 뒤, 월간 '좋은 생각'에서 착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이 또 움직였다. '이들에 비하면 나는…'이란 반성이 들었다. 불현듯 '매일 첫 손님의 식대를 불우이웃돕기에 쓰면 어떨까'란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행여 마음이 바뀔까봐' 그 내용을 바로 적었다. 그런 다음 붓글씨를 쓰는 후배를 찾아가 옮겨 적게 한 뒤 액자로 만들어 가게에 붙였다.

가게는 매일 10시에 문을 연다. 대개 10시 10분에서 20분 사이에 첫 손님이 온다. 이 첫 손님들의 식대를 모아 매달 사랑의열매에 따로 기부하고 있다. 액수는 한 달 40만원 안팎. 이 대표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니 얼마나 행복합니까?"라며 환하게 웃는다.

6년째 이렇게 하다보니 이제는 제법 알려졌다. 문 열기를 기다려 아들 딸과 함께 들어와 '첫 손님이 되고 싶어서 일부러 왔다'는 사람도 있고, 밥값 외에 1만~2만원을 더 내놓고 가는 이들도 많다. 어떻게 알았는지 광주광역시에서 전화가 와 "저도 식당을 하는데 똑같이 하고 싶다"며 노하우를 물어온 적도 있다. 이 대표는 "별 생각없이 시작한 일인데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며 부처님 미소를 짓는다.


◇'첫 손님 기부'의 내용을 설명해 놓은 액자. '착한가게' 현판 옆에서 매일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이 대표는 수협은행에서 정년퇴임한 뒤 2004년 이 곳에 '미소야'를 열었다. 친동생('미소야'를 론칭한 (주)보우앤파트너스 이진규 대표이사)의 권유를 받고 시작한 것. '친절과 격조'를 모토로 열심히 일해온데다 '착한가게'로 입소문이 난 덕분에 이제는 단골손님이 많다고 한다.


이 대표는 "기부는 기분 좋은 '중독'같다"고 말한다. 하다 보니 자꾸 더 하게 된다는 뜻이다.

먼저 전국 몇몇 곳의 '미소야'를 '착한가게'에 가입시켰다. '미소야'가 전국 체인점이라 중앙본부에 '착한가게'를 소개한 것. 최근엔 지역사회협의회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충효교육을 실시하는데 아이들 간식비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선뜻 200만원을 내놓았다. "다른 일도 아니고 충효교육이고, 식사값도 아니고 간식비가 없다는데 어떻게 합니까?"

이뿐 아니다. "정확한 이름이 기억 나지는 않는데 왜 TV에서 굶주리는 아프리카 아이들 나오는 거 있잖아요? 그것도 볼 때마다 전화해서 가입했어요. 한 서너 개 될 겁니다." 아마도 유니세프와 유엔난민기구 후원인 듯 하다.

이 대표는 "인생이란 게 잠깐 왔다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왕이면 의미있고 가치있게 살면 마음이 편하지 않겠어요?"라며 껄껄 웃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7월 말 16.226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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