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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스포츠', 스포츠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6-08-05 11:19


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로망'은 스스로 직접 팀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물론 선수를 뽑고 팀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자본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결코 쉽지는 않다. 그냥 꿈으로만 간직하는 일종의 '판타지'(fantasy)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촉발돼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온라인 세상에선 이제 '꿈'만은 아니다. 실제가 아니라 가상의 공간이기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선수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겨뤄보는 일이 언제든 가능해졌다. 이제 누구나 구단주 혹은 감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판타지 스포츠'라고 부르는 이유다.


미국 ESPN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판타지 스포츠'
'판타지 스포츠'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었을 법할 정도로 스포츠 마니아들 사이에선 낯설지 않은 장르이다. 또 실제 해외에서 다양한 스포츠 종목과 함께 동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포츠조선이 이제 '판타지 스포츠'의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다. 네이버 스포츠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판타지 야구게임 '판타지 스타디움'(개발사 지트릭스)과 함께 지난 2일부터 매주 2차례씩 카드뉴스를 선보이며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주목할만한 매치업과 최근 성적에 따른 추천, 위험 선수를 꼽아보고 매주 금요일에는 한주간의 이슈정리와 함께 주말 경기를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야구부 기자들의 재치있는 촌평과 함께 웹툰작가 최 훈의 카툰이 어우러지면서 '판타지 스타디움'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줄 예정이다.


'판타지 스타디움'
'판타지 스타디움'은 게임과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소 낯설 수도 있다. 그래서 스포츠조선은 4차례의 기획기사를 통해 실제 야구경기와 연관해서 '판타지 스타디움'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 첫번째로 '판타지 스타디움'이라는 게임을 등장시킨 '판타지 스포츠'의 세계를 조명한다.

놀이에서 산업으로

판타지 스포츠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 미국의 윌프레드 윈켄바츠가 골프에 접목시키며 시작됐다.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할 선수를 뽑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되지 않은데다 너무 단순해 큰 주목을 받긴 힘들었다. 이후 미식축구와 야구로 종목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마이너한 장르였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가 인기를 견인했다. '로티스리 야구리그'라는 판타지 스포츠에서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팀이 아닌 선수 개개인을 뽑게 되면서 게임을 즐기는 재미가 확실히 커졌다.

1990년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판타지 스포츠는 온라인까지 확장, 폭발적인 인기가도에 접어든다. 단순히 지역이나 국가 단위가 아니라 이제 전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에 더해 2000년대 중반, 시즌 초에 한번 선수를 선택한 이후 1년동안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루 단위로 선수를 선택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로 진화하면서 사업성까지 겸비하게 됐다.


FSTA(판타지 스포츠 트레이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타지 스포츠 참가자수는 5680만명에 이를 정도로, 1988년에 대략 50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1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FSTA는 프로스포츠가 발달한 북미의 경우 미국에선 12세 이상 인구 가운데 15%, 캐나다에선 19%가 판타지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해 9월 시장 조사기관 에일러스 리서치(Eilers Research)의 자료를 인용, 2015년에 판타지 스포츠의 참가비 규모가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에 이르며 매년 41%정도 증가해 2020년에는 이 수치가 무려 144억달러(약 16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판타지 스포츠가 스포츠 산업에 연간 30억~40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로, 이제 판타지 스포츠는 실제 스포츠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성장했다.


'드래프트킹스'
드래프트킹스나 판듀엘과 같은 일반적인 판타지 스포츠 업체들은 참가 수수료만으로도 매년 규모를 키워가고 있으며, 폭스 스포츠나 NBC스포츠, 타임워너 등과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판타지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관람과 승패를 넘어 스포츠를 분석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가 점점 더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화도 모색되고 있다.

경기도 즐기고, 보상도 받고

판타지 스포츠는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실제 경기를 즐기면서 동시에 자신이 뽑은 선수들의 성적이 좋으면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기'의 재미가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경기 스코어나 승리팀을 예측하는 일반적인 스포츠 베팅과는 달리 선수의 컨디션과 체력, 상황에 따른 성적, 팀워크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에 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미국에서 불법 인터넷 도박처벌법이 제정되면서 수많은 온라인 도박업체들이 철퇴를 맞았지만 판타지 스포츠의 경우 단순한 확률 게임이 아닌 기술이 필요한 놀이로 규정, 규제를 피해갈 정도였다. 물론 상당한 몰입감이 있고 판돈이 커지면서 도박으로 변질될 우려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판타지 스포츠 팬들은 선수를 고르고 팀을 만드는 것에서 이미 만족감을 느끼는 한편 보상을 보너스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소액의 참가비로 건전하게 즐기고 있어 순기능이 훨씬 많다.

판타지 스포츠는 온라인이나 모바일게임과 같은 대중적인 콘텐츠에서도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전세계 축구 마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풋볼 매니저'와 같은 콘솔게임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온라인게임 '프로야구 매니저', 모바일게임 '컴프매 LIVE' 등에서 일부이기는 하지만 실제 경기 기록이 반영되고 있다. KBO가 실시하고 있는 게임 '비더레전드'의 경우 매일 선수를 1명씩 골라 연속 안타기록을 겨루고 상금을 타는 판타지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판타지 스타디움'은 판타지 스포츠의 원형을 기반으로 한단계 발전한 형태이다. 실제 선수의 일일 데이터가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선택한 선수를 '강화'시켜 향후 여러가지 모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판타지 스타디움'의 출시는 국내 프로야구에 더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을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판타지 스타디움'의 MVP대전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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