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로망'은 스스로 직접 팀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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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이 이제 '판타지 스포츠'의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다. 네이버 스포츠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판타지 야구게임 '판타지 스타디움'(개발사 지트릭스)과 함께 지난 2일부터 매주 2차례씩 카드뉴스를 선보이며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주목할만한 매치업과 최근 성적에 따른 추천, 위험 선수를 꼽아보고 매주 금요일에는 한주간의 이슈정리와 함께 주말 경기를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야구부 기자들의 재치있는 촌평과 함께 웹툰작가 최 훈의 카툰이 어우러지면서 '판타지 스타디움'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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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서 산업으로
판타지 스포츠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 미국의 윌프레드 윈켄바츠가 골프에 접목시키며 시작됐다.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할 선수를 뽑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되지 않은데다 너무 단순해 큰 주목을 받긴 힘들었다. 이후 미식축구와 야구로 종목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마이너한 장르였다.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가 인기를 견인했다. '로티스리 야구리그'라는 판타지 스포츠에서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팀이 아닌 선수 개개인을 뽑게 되면서 게임을 즐기는 재미가 확실히 커졌다.
1990년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판타지 스포츠는 온라인까지 확장, 폭발적인 인기가도에 접어든다. 단순히 지역이나 국가 단위가 아니라 이제 전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에 더해 2000년대 중반, 시즌 초에 한번 선수를 선택한 이후 1년동안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루 단위로 선수를 선택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로 진화하면서 사업성까지 겸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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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브스는 지난해 9월 시장 조사기관 에일러스 리서치(Eilers Research)의 자료를 인용, 2015년에 판타지 스포츠의 참가비 규모가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에 이르며 매년 41%정도 증가해 2020년에는 이 수치가 무려 144억달러(약 16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판타지 스포츠가 스포츠 산업에 연간 30억~40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로, 이제 판타지 스포츠는 실제 스포츠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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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판타지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관람과 승패를 넘어 스포츠를 분석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가 점점 더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화도 모색되고 있다.
경기도 즐기고, 보상도 받고
판타지 스포츠는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실제 경기를 즐기면서 동시에 자신이 뽑은 선수들의 성적이 좋으면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기'의 재미가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경기 스코어나 승리팀을 예측하는 일반적인 스포츠 베팅과는 달리 선수의 컨디션과 체력, 상황에 따른 성적, 팀워크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에 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미국에서 불법 인터넷 도박처벌법이 제정되면서 수많은 온라인 도박업체들이 철퇴를 맞았지만 판타지 스포츠의 경우 단순한 확률 게임이 아닌 기술이 필요한 놀이로 규정, 규제를 피해갈 정도였다. 물론 상당한 몰입감이 있고 판돈이 커지면서 도박으로 변질될 우려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판타지 스포츠 팬들은 선수를 고르고 팀을 만드는 것에서 이미 만족감을 느끼는 한편 보상을 보너스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소액의 참가비로 건전하게 즐기고 있어 순기능이 훨씬 많다.
판타지 스포츠는 온라인이나 모바일게임과 같은 대중적인 콘텐츠에서도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전세계 축구 마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풋볼 매니저'와 같은 콘솔게임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온라인게임 '프로야구 매니저', 모바일게임 '컴프매 LIVE' 등에서 일부이기는 하지만 실제 경기 기록이 반영되고 있다. KBO가 실시하고 있는 게임 '비더레전드'의 경우 매일 선수를 1명씩 골라 연속 안타기록을 겨루고 상금을 타는 판타지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판타지 스타디움'은 판타지 스포츠의 원형을 기반으로 한단계 발전한 형태이다. 실제 선수의 일일 데이터가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선택한 선수를 '강화'시켜 향후 여러가지 모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판타지 스타디움'의 출시는 국내 프로야구에 더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을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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