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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인으로서의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자신의 11번 째 작품인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직접 소개 했다. 이번에도 '가족'을 주제로한 영화에 대해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할 때 처음 생각했던 한 줄은 '모두가 되고 싶은 것은 어른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렸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고 운을 뗐다. "당신이 원하는 어른이 되셨을까, 제가 아버지가 되었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생각한 것을 여러가지 삶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촬영지는 속 아파트 단지는 고레에다 감독이 자신이 살았던 곳이다. "9살부터 28살 까지 제가 살았던 단지다. 등장하는 집 구조도 같다"라며, "현실적으로는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허가가 안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실 제가 살았던 단지를 극본으로 쓸때 머릿속에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극본과 실제 영화 속 풍경이 거의 차이가 없다. 상상했던 대로 영화가 만들어져 새로운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는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에 대해 "감정적 슬픔과 거리를 둔다. 감정의 고조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무래도 자전적인 요소가 반영되거나 아니면 제 친어머니를 생각하며 '어머니'란 인물을 묘사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되기가 쉽다. 그럼 보는 입장에서 감정 과잉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제 스스로 슬픔 감정에서 출발한 영화일수록 냉정하게 묘사하려고 항상 의식하고 있다"라며 자신이 고려하는 부분을 언급했다. 또한 "커리어가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한 것이 영향이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속석희 앵커는 "영화감독으로서 일본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감독은 "일본 사회가 관용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약한 사람들에게 창을 겨누고 있다. 더 약한 사람들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 일어나고 사회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혐오 발언도 같은 맥락 이다. 이런 사회를 만든 우리의 책임이다. 범죄자를 배제하고 격리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된 사회적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영화감독으로 필요한 태도라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영화인으로 영화제의독립성을 지지하고 계속 열릴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영화가 공권력의 개입으로부터 어떻하면 자유로울지 표현의 자유를 지킬지 하나의 싸움이라 생각한다. 이런 문제로 싸우고 있는 영화인들은 그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현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날 내한했다. 28일과 29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는 무대인사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28일 오후 7시 10분 상영 전 메가박스 코엑스와 저녁 8시 상영 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29일에는 CGV압구정에서 오후 1시 30분 상영 후 무대인사를 통해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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