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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꺼진 말도 다시 보자"…'무도'가 판을 키우는 방법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7-22 11:2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또 다시 판이 커졌다.

23일 방송될 MBC '무한도전'은 유행어 '히트다 히트'의 저작권 싸움을 다룬 분쟁조정위원회 특집으로 꾸며진다. 지난 방송에서는 '시크릿 바캉스' 특집서 박명수가 언급한 '히트'가 단초가 돼 탄생하게 된 유행어 '히트다 히트'로 하하가 광고를 찍자 박명수가 해당 유행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분개한 모습이 담긴 바 있다. 이에 하하를 비롯한 다른 멤버들은 '히트다 히트'를 박명수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사실이나 이 말을 맛깔나게 살려 유행어로 이끈 건 하하라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이 '히트다 히트'의 진짜 주인을 찾기 위해 '제1회 무한도전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게 됐다.

이번 특집이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이유는 멤버들끼리 장난스러운 다툼으로 지나갈 수 있는 소재를 한 회 분량의 특집으로 뽑아낸 '무한도전' 제작진의 놀라운 기획성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를 단순한 상황극이나 콩트로 끝내지 않고 가상의 분쟁조정위원회를 소집하고 저작권과 엔터테인먼트 전문가인 6명의 변호사까지 모셔 판을 키웠다.
'무한도전'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멤버들간의 대화나 작은 에피소드를 큰 판으로 키워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무한도전'은 진짜 법정 싸움을 보는 듯한 '죄와 길' 특집을 선보인 바 있다. '죄와 길' 특집은 방송 중 유재석이 사적인 여행을 언급하며 "여행지에서 술에 취한 길이 오줌을 쌌다"고 말을 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이 에피소드를 들은 길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멤버들과 티격태격 했고, 무시무시한(?) '무한도전' 제작진은 이들이 제대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도록 가상의 법정 싸움판을 깔아줬다. 가상의 법정 상황극이라고 가볍게 봤다면 큰 오산. 진짜 전문 변호사들이 출연해 길과 유재석을 변호했고 이효리, 김제동, 김태호 PD 등이 증인으로 등장, 위증을 하지 않겠다는 선서까지 했다.
작은 말 한 마디로 인해 알레스카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 2010년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해물칼국수를 선보이며 "알래스카에 있는 김상덕 씨에게 전수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냥 던져본 유재석의 저 말 한 마디를 그냥 지나칠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니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진짜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김상덕 씨를 찾기 위해 다짜고짜 알래스카로 떠났다. 알래스카에 '김상덕'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은 무작정 알래스카로 떠나 현지에 베이스캠프를 차려 한인회에 연락을 하고 현지 교민들을 만났다. 김상덕 씨를 실제로 만나지 못했지만 결국 알래스카에 있는 미군 부대에 근무하고 있는 김상덕 씨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게 됐다.

'무한도전'은 매주 다른 컨셉트과 특집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송을 해오면서도 매회 새로운 특집과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이렇게 멤버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 조차 흘려듣지 않고 작은 것으로 큰 판을 짜는 제작진의 예리함과 기획력 덕분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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