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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 442km, 시간은 KTX 기준 2시간 40분 동안 99인의 좀비들과 역대급 마드캐리(마동석+하드캐리)에 제대로 현혹됐다.
'부산행'은 현실 속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강렬한 비주얼, 차별화된 캐릭터들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부산행'. 5칸의 현실감 있는 실제 모형 열차 제작, 40개 조명으로 구현해 낸 300km의 속도감, 100여명의 전문 액션 디자인을 연기한 좀비 배우들, 300개의 LED 패널을 이용한 국내 최초 후면 영사 기술 도입, 600컷의 CG로 만든 비주얼 등 완벽한 재난 영화 종합선물세트를 완성했다.
공들여 만든 '부산행'은 앞서 지난 5월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됐고 대박 기운을 예고하기도 했다.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부문)으로 공식 초청을 받은 '부산행'은 연상호 감독의 박진감 넘치는 속도감과 파격의 미장센, 예측 불어 스토리에 대해 극찬이 쏟아졌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는 "역대 칸영화제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다"라는 이례적인 찬사를 쏟아낼 정도. 전 세계 호평에 힘입은 '부산행'은 여름 빅4(NEW '부산행'·CJ E&M '인천상륙작전'·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쇼박스 '터널')에 합류,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대어(大漁)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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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연상호 감독은 박재인 안무가를 섭외, '부산행'에서 등장하는 좀비들을 연령대별, 성별, 공간별로 디자인하며 완벽한 좀비를 빚어냈다. '부산행'에서 등장하는 좀비 배우들은 총 99명으로 이 중 중복 출연자는 52명. 주로 몸을 유연하게 사용할 줄 아는 댄서들을 섭외했는데 이들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분장과 파워풀한 액션으로 '부산행'을 이끌었다. '월드워Z'(13, 마크 포스터 감독)도 울고 갈 좀비들의 움직임, 명연기는 감동 그 자체. 좀비1, 좀비2로 불리며 영화 속에서 이름 한 번 불리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이들의 땀과 정성이 '부산행'을 수작의 반열에 올렸다. 진짜 주인공은 공유가 아닌 99인의 좀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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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좀비 떼를 제압하는 그의 모습은 헐크를 연상케 하는데, 올해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손꼽을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이다. 하드캐리 마동석 덕분에 몰입감과 짜릿한 쾌감은 배가 됐다.
폭발적인 남성미뿐만 아니라 정유미와 환상의 케미스트리도 자아내 눈길을 끈다. 극과 극 비주얼을 과시하는 두 사람은 몰아치는 좀비 떼의 습격으로 지친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선사한다. 누구와도 찰떡 케미를 선사하는 마동석, 그리고 그만의 재치와 유머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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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산행'은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이 가세했고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로 개성 강한 연출력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부산행' 스틸 및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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