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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사전오기(四顚五起)만에 터진 민아의 연기 골든벨. 칠전팔기(七顚八起)만큼은 아니지만 민아에겐 애타게 기다려온 순간이 '공심이'를 통해 해소됐다.
민아는 극 중 세상 최고로 사랑스러운 여인 공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섹시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엄마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아빠의 만남으로 태어난 둘째 딸이지만 우성 유전자를 단 1%도 갖고 태어나지 못한 비운의 캐릭터다. 늘 우성 유전자를 모두 갖고 태어난 언니 공미와 비교 받아야 했고 구박받아야 했다. 그래도 공심이는 캔디처럼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았다. 자기 세계가 확실하며 무슨 일이든 성실함을 발휘하는 장점이 공심이에겐 있었기 때문. 이런 공심이를 연기하는데 민아는 200% 적역 캐스팅이었다.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민아는 2011년 방송된 MBN '뱀파이어 아이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돌의 행보를 보였다. 2013년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2015년 MBC '달콤살벌 패밀리'로 안방극장을, 2013년 '홀리' 2014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로 스크린 문을 두드렸다. 특히 영화 데뷔작인 '홀리'를 통해서는 제13회 광주국제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얼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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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민아는 예쁜 외모를 버렸다. 촌스럽기 그지없는 단발 가발을 착용했고 화장기 거의 없는 수수한 얼굴로 시청자를 찾았다. 덕분에 공심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아냈고 이는 곧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두 번째로 망가짐도 불사한 코믹 연기. 로코물답게 구르고 넘어지는 일도 다반사, 민아는 능청스럽게 슬랩스틱을 소화하며 남궁민과 케미스트리를 자아냈다. 이러한 민아의 노력 때문인지 대중의 편견도 봄날 눈 녹듯 사라졌다. 예쁘게만 보이려는 여타 다른 연기돌들과 행보를 달리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사전오기 만에 성공한 민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는 것처럼 부단히 노력한 민아의 결실이 마침내 꽃을 피웠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다음 단추를 끼우는 일도 더욱 중요하며 발음이나 액팅, 감정 표현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로코물은 이미지 변신을 하는데 손쉬운 방법 중 하나다. 물론 세상에 쉬운 연기는 없다지만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쉬운 연기에 속하고 민아는 이를 잘해냈으니 다음은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좀 더 감정의 진폭이 크고 넓은 연기 톤을 대중은 바라고 있고 연기돌이 아닌 진짜 배우를 원하고 있다. 이런 부담감과 중압감에 맞선 민아가 앞으로 얼마나 잘 극복해서 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완벽한 성공이라 안심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 새롭게 등장할 연기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지금처럼 앞으로도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SBS '미녀 공심이'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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