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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이 7년 전 사랑의열매의 도움으로 언어 클리닉을 받은 적이 있어요. 덕분에 많이 좋아졌죠. 그때만 해도 사랑의열매가 뭐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정말 고맙더라고요."
'언젠가는 꼭 갚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던 터에 어느날 신문에서 착한가게 캠페인 관련 기사를 보았다. 즉시 가입했다. 2011년 1월이었다. "도움을 받았으니까 갚는 것 뿐이에요. 금액도 크지 않아요"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정 사장은 6년째 꼬박꼬박 사랑을 '이체'하고 있다.
정 사장은 착한가게 외에 장애인 보호단체인 '꿈이 있는 장애인 단기보호센터'에도 4년 전부터 월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를 너무 많이 하시는 것 아니냐?"고 짓궂게(?) 묻자 "그렇다고 살림에 지장이 있지는 않아요. 충분히 잘 먹고 살아요"며 활짝 웃는다.
정 사장은 1993년 이발관을 개업해 1999년 이곳 매노동에 터를 잡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온 봉사활동이 하나 있다. 쉬는 날이면 이발도구를 챙겨 마을 구석구석 다니며 독거노인들의 머리를 무료로 깎아드리는 것.
"뭐, 대단한 일이 아니에요. 가위질 몇 번 하면 되는데요"라는 그는 "오히려 내가 더 얻는 게 많아요"라고 말한다. 어르신들이 정 사장한테 고맙다며 쌀이나 상추, 삶은 계란, 김치 아니면 양말 한 두 컬레라도 꼭 쥐어준다는 것이다. "일 끝내고 담배 한 대 물고 돌아오면 기분도 좋고, 선물도 받고…, 제가 오히려 고마워해야죠. 봉사도 해보니까 중독이에요.(웃음)"
정 사장의 '활약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동네 자율방범대 총무를 맡아 일주일에 두 번씩 야간 순찰을 돈다. 불법 쓰레기 투기를 감시하고, 여학생들이나 노약자들의 안전 귀가 서비스도 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에너지다. 그러나 정작 정 사장은 "봉사란게 꼭 거창한 게 아니에요. 땅에 떨어진 휴지 하나 줍는 것도 봉사"라고 힘주어 말한다.
정 사장 덕분에 태양 이발관에는 매일 사랑의 태양이 뜬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6월 기준, 전국에서 1만 5500여 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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