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를 논하다③] '운빨' 황정음, '믿보황'은 아니었을지언정…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7-15 23:57


사진제공=MBC

[스포츠조선 배선영 백지은 조지영 기자]배우 황정음은 한 때 믿고 보는 황정음의 줄임말인 믿보황으로 불렸다. 그렇지만 그녀의 최근작인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만큼은 믿보황이 통하지 못했다.

결혼 후 첫 복귀작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관심과 주목을 받았지만, 전작 '그녀는 예뻤다' 이후 5개월 만의 복귀다. 소처럼 일하는 황정음이라는 타이틀이 또 한 번 붙었지만,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작품으로의 5개월 만의 복귀는 어쩌면 예상된 실패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전략적으로 좀 더 영민한 선택이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과 함께, 최근작에서 반복해 온 비슷한 연기패턴에서 벗어나 또 다른 단계로의 성장의 진입로가 바로 이번 작품이 되길 응원하는 마음이 교차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황정음은 한 때 연기력 혹평의 단골 대상이었다. 2002년 걸그룹 슈가로 데뷔했지만, 가수 황정음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그는 연기로 고개를 돌렸다. 2005년 드라마 '루루공주'를 시작으로 2007년 '사랑하는 사람아'와 '겨울새' 등으로 본격적인 연기자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밟게 되는 수순인 연기력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렇게 연기자로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황정음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솔직하고 철 없지만 당당한 자신의 실제 모습으로 황정음이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키게 된 그녀는 당시만 해도 흥행 메이커로 불리었던 김병욱 PD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하게 된다. 예능을 통해 보여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녹인 캐릭터가 시트콤 연기에서는 확실히 빛을 발했다.

그러나 배우로 성장해가는 길목에 선 황정음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시대극, 가족극, 의학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거침없이 도전했다. 혹평도 따랐지만, 성장은 확실히 있었다. 시대극인'자이언트' 때까지만 해도 시트콤 색깔을 벗지 못한 황정음은 여전히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지금까지도 줄곧 지적받는 발성은 분위기를 살려 내야하는 절절한 감정신에서 특히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혹평 세례를 받았던 '자이언트'이후 출연한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극의 서정성에 잘 들어맞는 연기를 보여주며 첫 주연으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이후'골든타임','돈의 화신'을 통해 황정음의 배우로서의 주가는 서서히 상승세를 타게 됐으며, 마침내 그녀의 터닝포인트로 기록되는 '비밀'도 만나게 됐다. 당시 테크닉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진실된 연기가 보는 이의 가슴을 두드렸다. 여전히 설익은 지점들이 존재하고 발성에도 한계가 느껴지지만 확실히 배우로서의 신뢰도를 거머쥐게 된 작품이 최루성 멜로 속 비운의 여주인공을 연기한 '비밀'이었다.

연기력 혹평을 딛고 다양한 도전 속에 자신을 던져 결국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만 황정음. 이후 '킬미,힐미'를 통해서는 '비밀'로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 지성의 서브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제 자리를 잘 지켜낸 대견한 연기를 보여줬고, 바로 자리를 옮겨 간 '그녀는 예뻤다'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며 믿보황의 명성을 만들게 됐다. 이처럼 늘 대중이나 평단의 혹평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에 몸을 던져왔던 황정음은 '운빨로맨스'에서 만큼은 익숙하고 잘 하는 것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결과는 썩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니 황정음이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워넣게 될지 궁금해진다. 이보다 더 궁금한 것은 또 한 번 믿보황의 명성을 되찾게 될 때, 어떤 작품 속 어떤 캐릭터에서 보여준 어떤 연기에서의 성과가 될까 하는 점이다.

sypova@sportschosun.com, silk781220@sportschosun.com,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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