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 백지은 조지영 기자] 드라마는 뭐니뭐니해도 작가의 필력이 드러나는 대본의 힘이 중요하다. 뛰어난 배우가 있어도 좋은 대본이 없으면 무용지물. 반대로 뛰어난 대본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배우가 있다면 이 또한 시간 낭비다. 재미있고 신선한 재료인 대본을 배우라는 요리사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지 차이가 되는 것. 그렇다면 '운빨로맨스' 황정음은 어떨까. 황정음이 대본을 더 빛나게 만드는 '7성급' 요리사가 맞는지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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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황정음이 보여준 연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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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은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는 배우다. 베테랑 배우들은 보통 어미나 말의 순서 등에 다소의 변화를 주면서 대사를 노련하게 가지고 노는 느낌을 준다. 물론 이런 자신만의 화술을 활용하며 작가가 대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해낸다. 반면, 황정음은 대사에 충실하고 자신만의 기법을 다져나가고는 있지만, 외우고 연습한 대로 연기하는 티가 역력히 느껴지는 대목이 자주 발견된다. 대사의 의미 보다는 강약 조절이나 표정, 몸짓에서 느껴지는 황정음 특유의 패턴이 자꾸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신에서도 황정음 특유의 발성과 대사 처리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말꼬리를 길게 뺀다거나 돌연 목소리를 키워 강조하는 식이다. '사랑해서도 안되고!'라고 강조하는 방식과 선배에게 '저랑 한 번만 잡시다!'라고 외치는 방식은 전혀 다른 의미의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엇비슷한 패턴 속에 녹아있다. 표정 연기에서 역시 당혹스러울 때는 눈을 여러 번 깜박 거리고 감정의 강조점을 찍을 때는 눈을 동그랗게 뜨는 패턴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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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황정음이 보여준 연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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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상대 배우의 호흡에 있어서도 가변적인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하기 보다 외운 그대로만 연기하는 모습을 번번이 보여주고 있다. 상대방의 리액션이 아직 다가오지 않았는데도 이미 자신의 대사를 끝내버린다거나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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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보황, 로코퀸으로 안방극장이 가장 환영하는 여배우 황정음이지만 아직 노련한 베테랑 배우로 불리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 때 연기력 혹평의 단골 주인공이었지만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확실히 정체된 모습을 들키고 말았다. 자신만의 연기패턴에 저도 모르게 익숙해져 감정의 깊이를 연기 속에 담아내기 보다 익숙한 패턴 속에 그 감정을 구겨 넣는 식의 연기가 '운빨로맨스'의 심보늬를 통해 여러차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특유의 건강하고 통통튀며 엉뚱할 것 같은 매력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 자리에 적격인 황정음이지만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깊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신이 반드시 있기 마련인만큼, 좀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력이 요구된다.
황정음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운빨로맨스' 이후 황정음의 차기작은 아직 미정.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신중을 기해 차기작을 고를 예정이다. 다음 작품은 황정음의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과연 황정음은 차기작을 통해 배우로서 진일보 한 모습을 보여 진정한 믿보황의 명성을 얻을 수 있을까.
sypova@sportschosun.com, silk781220@sportschosun.com,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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