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틋'①] 클리셰 속에도 빛난 김우빈표 로맨스의 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07-14 09:58 | 최종수정 2016-07-14 10:40


사진=KBS2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60분을 김우빈이 다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KBS2 '함부로 애틋하게' 3회에서는 신준영(김우빈)과 노을(배수지)의 과거의 모습들이 그려졌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두 연인이 헤어지게 됐던 배경이 밝혀진 회차였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그를 반증하듯 시청률 역시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1.9%를 기록하며 이전 방송분보다 0.6% 하락했다. 12%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로 기세등등하게 시작을 알린 '함부로 애틋하게'지만 탄력을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어딘지 힘을 잃은 듯 보인다.

그 이유로는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로맨스의 뻔한 장치들을 과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시한부 인생, 신준영 출생의 비밀, 아버지의 죽음을 묵과한 원수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고 괴로워한다는 설정 뿐 아니라 좋아하는 여자를 옆에 두기 위해 계약 연애를 하는 설정 등 쉽게 예측 가능한 스토리들이 몰입감을 떨어뜨리고 지루함을 자아낸다는 평이다.

그 속에서도 김우빈의 매력은 여전히 빛났다. 고등학교 이후 4년 만에 만난 노을에게 던진 "나랑 사귀자"는 등 오글거리는 멘트도 특유의 남자다운 매력으로 소화했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에 이어 인기에 취한 캠퍼스 스타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그려냈으며 노을이 한강 다리에서 자살을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를 찾아 버럭하는 장면은 거칠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김우빈 특유의 대사 톤과 눈빛 연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사진=KBS2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화면
극의 말미 이경희 작가 드라마 특유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내레이션 장면도 거뜬히 소화했다. 자신의 잘못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노을이 입원한 병원 앞에서 그는 "어릴 적 엄마는 날 데리고 교회에 가서 하느님께 소원을 빌었다. 난 세상에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며 소원 빌기를 거부했다"며 "잘못했다. 당신의 존재를 믿겠다. 을이를 살려 달라. 을이만 살려주시면 내게 허락된 모든 행복 포기하겠다. 내게 남아 있는 삶도 기꺼이 내놓겠다.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달라"고 독백, 시청자들에 짠함을 자아냈다.

김우빈은 '상속자들' '신사의 품격' 등을 통해 다소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대사에도 힘을 부여했다. 특유의 능글맞음과 캐릭터에 걸맞은 톤에 짙은 눈빛까지 더해 김우빈표 명장면으로 재탄생시키는 능력을 보여줬다. 잠시 주춤한 '함부로 애틋하게'지만 김우빈의 이런 하드캐리라면 다시금 상승세를 꾀할 수 있을 것을 예감하게 한다.


gina1004@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