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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열풍①] '닥터스'엔 있고 '뷰마'엔 없는 두가지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07-13 17:11


사진제공=SBS, KBS2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닥터스'가 연일 최고시청률을 갱신하며 무서운 기세로 월화극 시장을 집어삼켰다.

같은 의학물이라는 설정을 내세우며 같은날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극 '닥터스'와 KBS2 '뷰티풀마인드'는 그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닥터스'는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뷰티풀 마인드'는 4%대 시청률에 멈춰있다. MBC '몬스터' 역시 시청률 2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10% 초반의 시청률에 그쳤다. 드라마에는 분명한 흥행 공식이 존재한다. '닥터스'의 인기는 오로지 로맨스이기 때문도, 김래원과 박신혜라는 스타파워를 내세우기 때문만도 아니다. 탄탄한 대본과 연기력, 그리고 장르적인 특성까지 결합해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SBS, KBS2
'흥행여신' 박신혜의 존재감

'닥터스'의 김래원과 '뷰티풀마인드'의 장혁은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각자 의사라는 직업적 특성과 드라마의 스토리를 무게감있게 끌고 갈 것이라는 예측은 당연히 할 수 있었다. 관건은 증명된 로코 흥행여신 박신혜와 충무로 기대주 박소담의 연기 대결이었다. 두 배우 모두 이미 대중들에게 연기력으로는 합격점을 받은 몇 안되는 20대 여배우들이기에 대중이 이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승기는 확실히 박신혜가 잡았다. 성장과정에서 받은 상처로 까칠하고 세상에 반항하고 냉소적인 유혜정으로 새롭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깡패들을 때려잡는 장면에서 직접 100% 액션 연기를 소화하고 걸걸한 욕지거리를 내뱉는 그의 새로운 면모에 대중들은 신선함을 느꼈다. 또 드라마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을 통해 쌓아온 섬세한 멜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아홉살 나이차이가 나는 김래원과도 놀라운 케미를 자랑하며 극을 제대로 이끌고 있다.

반면 영화 '검은사제들' 등을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알려왔던 박소담은 '뷰티플 마인드'에서 장혁에 눌린 탓인지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냉철한 장혁에게 조력하며 그를 성장시키고 이끌어야한다는 중대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다소 어색한듯한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대본상에서도 계진성 캐릭터가 다소 다소 설득력이 없는 설정으로 그려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중이다.


안방극장은 역시 '기승전로맨스'

대한민국 안방극장에서 아무래도 먹히는건 로맨스 드라마다. SBS '사인', '펀치', tvN '시그널'과 같이 웰메이드 장르물이 큰 인기를 끌며 화제 속에 종영한 사례도 있지만 그만큼 연기력과 탄탄한 연출적 구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닥터스'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의사가 된 두 남녀가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성장하고 사랑하는 휴먼 메디컬 드라마를,'뷰티풀 마인드'는 병원에서 환자들이 죽어나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감성 미스터리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했다. 같은 의학을 다루지만 로맨스의 비중이 더 높은 '닥터스'가 역시나 승기를 거머쥐었다. 스승과 제자에서 13년만에 동료 닥터로 만난 박신혜와 김래원의 가슴 설레는 로맨스는 안방극장 주 시청층인 2040 여성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그러나 오직 로맨스의 비중이 높다해서 '닥터스'가 우세한 건 아니다. '닥터스'는 일반적인 로맨스 드라마가 보여주는 캔디 여주인공 대신 상처가 많아 홀로 성장하길 원하는 철벽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래서 까칠하고 츤데레한 남자주인공의 마음을 여는 순정파 여주인공이라는 로맨스 공식을 깨고 오히려 남주인공 김래원이 다정하고 따스한 매력으로 여주인공 박신혜의 마음을 허물고 또 성장시킨다는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또한 그들의 사이를 훼방놓는 불필요한 장치들과 악역들을 제거해 오로지 인간과 인간의 마음이 만나는 지점과 과정들을 섬세하고 달콤하게 묘사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 역시 다른 인물들의 스토리에도 집중할 수 있게끔 한다.

과연 '닥터스'는 종영하는 그 날까지 지금처럼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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