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김래원 '그렇게 다 가져야만 속이 후련했냐'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7-12 16:13



1997년 청소년 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데뷔 20년차 베테랑 배우다. '학교2' '순풍산부인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풋풋한 신인 시절을 거쳐 2016년 여름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의 훈남의사 홍지홍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조선 DB에서 찾아낸 김래원의 싱그러운 미소는 한결같다.

세상에 잘생긴 배우는 많고 많지만, 김래원처럼 청량한 미소를 지닌 스타는 많지 않다.

각 잡고 폼 잡은 얼굴보다 소탈하게 하하 웃는 얼굴이 많다. 그의 일관된 삶과도 다르지 않다. 고 앙드레김 자선 패션쇼의 단골 피날레 모델이었고, 제대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유니셰프 홍보대사 활동이었으며, 첫번째로 선택한 영화는 다문화 가정 소년의 꿈을 소재로 한 훈훈한 작품 '마이 리틀 히어로'였다.

친근한 남동생, 국민 남친 이미지로 뜨거운 스타덤에 올랐던 그는 이요원, 고 정다빈, 문근영, 김태희 등 당대 최고 대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연예인은 부침이 심한 직업이다. 20년 가까운 배우인생에서 한결같은 미소만큼 늘 한결같이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2011년 공익 제대 직후 슬럼프도 겪었다. 미국 촬영중 '본토' 햄버거 맛에 빠져 체중이 90㎏까지 육박하며 '후덕해진' 이미지 탓에 악플에도 시달렸다.

배우로서 그는 프로다. 독했다. 작품을 위해 그 어려운 감량을 해냈다. 2014년 영화 '강남 1970', SBS 드라마 '펀치'에서 날렵한 이미지로 돌아온 그는 소름돋는 연기력에 힘입어 부활했다. 스크린과 안방극장 여심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김래원(오른쪽)과 박신혜가 6월 15일 목동SBS에서 열린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의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김래원은 TV와 스크린, 액션, 멜로, 로맨틱 코미디, 메디컬 드라마까지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내공 깊은 연기자다. 극중 옛 제자로 나오는 유혜정, 9세 연하의 배우 박신혜와도 사랑스런 '케미'를 선보인다. 1990년생 이성경과의 투샷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박신혜는 "예전부터 김래원의 팬이었다"라며 "늘 또래 친구들과 촬영을 했는데 현장에서 기댈 수 있는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처음이라 행복했다. 뭔가 하지 않아도 내 안에서 에너지가 넘쳐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김래원의 안정감 있는 연기는 극 전체의 중심을 잡는다. 축구에서 좋은 선수를 구분짓는 방법은 '오프 더 볼(off the ball)', 즉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다. 배우 역시 자기 대사가 없을 때의 리액션, 표정, 분위기가 중요하다. 김래원의 '오프 더 볼' 상태에서의 연기, 상대방의 호연을 이끌어내는 리액션은 발군이다.

뿐만 아니다. 갑자기 빗속을 뚫고 나와 뮤지컬 '싱잉 인 더레인(Singing in the rain)' 댄스를 추는 식의 비현실적 설정이나, "넌 움직이지 마. 내가 갈 거야, 너한테." "사랑은 먼저 안 사람이 움직이는 거야. 모르는 사람은 알 때까지 움직이지 마" 식의 '등 간질간질한' 대사 역시 '홍지홍 선생님'이 김래원이기에 가능하고, 용인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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