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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청소년 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데뷔 20년차 베테랑 배우다. '학교2' '순풍산부인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풋풋한 신인 시절을 거쳐 2016년 여름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의 훈남의사 홍지홍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조선 DB에서 찾아낸 김래원의 싱그러운 미소는 한결같다.
친근한 남동생, 국민 남친 이미지로 뜨거운 스타덤에 올랐던 그는 이요원, 고 정다빈, 문근영, 김태희 등 당대 최고 대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연예인은 부침이 심한 직업이다. 20년 가까운 배우인생에서 한결같은 미소만큼 늘 한결같이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2011년 공익 제대 직후 슬럼프도 겪었다. 미국 촬영중 '본토' 햄버거 맛에 빠져 체중이 90㎏까지 육박하며 '후덕해진' 이미지 탓에 악플에도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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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의 안정감 있는 연기는 극 전체의 중심을 잡는다. 축구에서 좋은 선수를 구분짓는 방법은 '오프 더 볼(off the ball)', 즉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다. 배우 역시 자기 대사가 없을 때의 리액션, 표정, 분위기가 중요하다. 김래원의 '오프 더 볼' 상태에서의 연기, 상대방의 호연을 이끌어내는 리액션은 발군이다.
뿐만 아니다. 갑자기 빗속을 뚫고 나와 뮤지컬 '싱잉 인 더레인(Singing in the rain)' 댄스를 추는 식의 비현실적 설정이나, "넌 움직이지 마. 내가 갈 거야, 너한테." "사랑은 먼저 안 사람이 움직이는 거야. 모르는 사람은 알 때까지 움직이지 마" 식의 '등 간질간질한' 대사 역시 '홍지홍 선생님'이 김래원이기에 가능하고, 용인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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