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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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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정말 박소담의 문제일까.
KBS2 월화극 '뷰티풀마인드' 박소담의 연기에 무수한 돌이 쏟아지고 있다. 박소담의 설익은 연기가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으며 장혁의 연기까지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의 연기에 대해 '민폐'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정말 박소담의 문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박소담이 맡은 계진성 캐릭터는 물론 구멍이 많다. 계진성은 중부 경찰서 교통과 순경이다. 그러나 현성 병원에서 연이어 벌어진 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교통과 순경이 어떻게 강력 범죄를 수사하냐는 것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정임은 분명하다. 촘촘하고 빈틈없는 전개가 필수조건인 스릴러물에 있어서는 틀림없이 치명적인 구멍이다. 그러나 배우는 대본을 최대한 살려내는 전달자의 입장에 선다. 개연성은 교통과 순경이라는 설정 자체를 바꾸지 않는한 배우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얘기다.
박소담의 연기가 장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감정 표현이 서툴다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는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보여줬던 연기가 CG가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박소담의 연기가 그렇게 형편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계진성이 이영오(장혁)와 팽팽하게 맞서며 그의 성장과 각성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라 생각한다. 그래서 계진성에게 '민폐 캐릭터'라는 낙인을 찍었다. 하지만 계진성은 완성된 인간형이 아니다. 그 역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고 이영오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다. 계진성은 솔직함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 한다. 예를 들면 경찰이라는 본분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미명 하에 범위를 넘어선 수사를 벌이며 의료 행위를 방해하는 과오를 범하는 식이다. 누가 봐도 이해하지 못할 만한 행동이지만 계진성은 이를 '옳은 행동'이라 철저하게 믿고 있다.
하지만 반전이 남아있다. 계진성도 이영오의 손을 잡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방송에서는 벼랑 끝에 선 이영오가 계진성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제까지 이영오와 계진성은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있었던 사이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영오에게 있어 계진성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가식 1% 없는 솔직한 감정을 보여줬던 유일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앞으로 계진성이 이영오와 소통하려 노력하면서 조력자로 성장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제작진과 소속사 역시 "계진성은 성장하는 캐릭터다. 극의 진행과 함께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장담했다.
이제 막 첫 지상파 주연자리를 꿰찬 박소담이기에 시행착오는 겪을 수도 있다. 시청자의 기대치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제 절반을 왔을 뿐이다. 평가는 작품이 모두 끝난 뒤 내려도 괜찮지 않을까.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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