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첫 술부터 배불렀다.
나나(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가 tvN 금토극 '굿와이프'로 첫 연기 도전에 나섰다. '굿와이프'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는 외모갑, 인맥갑, 눈치갑 검찰 수사관이었지만 지금은 로펌 MJ 조사원으로 일하는 김단이다. 원작 미국드라마에서는 그야말로 마성의 여자로 그려졌던 캐릭터다.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 로펌이 맡은 대형 사건의 승리를 이끄는 단서들을 낚아온다. 지난해 중국 듣라마 '상애천사천년'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아직은 연기 초심자인 나나가 과연 이런 양성애자 팜므파탈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만큼 나나의 연기도전에 대한 기대감도 제로 베이스에 가까웠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판도가 달라졌다. 지난 8,9일 '굿와이프' 1,2회가 방송된 뒤 모두 나나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이번 방송에서는 김단과 김혜경(전도연)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김혜경의 조사원이 된 김단은 "최선을 다하자"는 말에 힐을 벗고 운동화로 갈아신으며 의지를 불태웠다. 또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애교까지 부리며 고군분투했다. 평소에는 무표정하고 시크한 얼굴로 속내를 숨기지만 사건과 관련된 일이라면 팔색조로 변신하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원작 드라마의 칼린다 샤르마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연기력 자체도 수준급이었다. 첫 연기 도전이었지만 발성과 발음은 안정적이었다. 튀지도 묻히지도 않는 편안한 보이스톤과 정확한 발음을 구사했다. 다양한 표정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MBC '진짜사나이'나 SBS '룸메이트'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익히 봐왔던 밝고 사랑스럽고 애교 많은 모습 뿐 아니라 시크하고 미스터리한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보여줬다. 패션 센스도 좋았다. 조사원이라는 신분에 걸맞게 활동적이면서도 엣지있는 스타일을 완성,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당당한 에티튜드가 인상적이었다. 전도연이라는 대선배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조금도 기죽지 않고 캐릭터를 표현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나는 자신만의 존재감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나나는 있는 그대로 잘 해주고 있다"던 전도연의 말이 빈소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온라인은 나나의 연기와 관련한 이슈로 떠들썩 해졌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담담한 분위기다.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최대한 작품에 녹아들어 이번 작품을 무사히 마치고자 한다는 것이다. 나나 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걱정도 많았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다행이다. 나나 본인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굿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후 일을 그만뒀던 아내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로펌에 복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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