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틋' 첫방③] 배수지, '국민첫사랑' 벗고 '멜로퀸' 거듭날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7-05 17:4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위기일까, 기회일까.

미쓰에이 겸 연기자 수지가 KBS2 새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로 돌아온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수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연기력과 흥행 성적에 따라 배우로서의 커리어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수지의 연기 인생은 시작부터 '꽃길'이었다. 수지는 2011년 KBS2 '드림하이'에서 주인공 고혜미 역을 맡아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림하이'는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고 수지는 이 드라마로 KBS 연기대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다음해인 2012년에는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여주인공 양서연(한가인)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며 '국민 첫사랑' 반열에 올랐다. 2013년에는 MBC '구가의서'에서 남장 무사 담여울 캐릭터를 맡아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아냈다. 이쯤되면 연기 생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터다.


하지만 수지의 연기 인생에 처음으로 난관이 찾아왔다. 바로 영화 '도리화가'다. 2014년 수지는 '도리화가'에서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 진채선 역을 맡았다. 결과는 참혹했다. 남장까지 하며 소리를 하기 위해 열정을 불사른 진채선의 인생을 표현하기엔 무게감이 부족했고, 스승 신재효(류승룡)에 대한 연모의 마음을 풀어내기엔 내공이 모자랐다. 타고난 예쁜 얼굴과 통통 튀는 매력으로 청춘 트렌디물에서는 제대로 실력을 과시했지만, 이를 넘는 작품을 소화하기엔 아직 설익은 느낌을 준 것이다. 순식간에 여론은 돌아섰다. 수지의 연기력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고 '도리화가'는 '영화를 보고나면 고개를 도리도리하게 된다', '도리어 화가 나는 영화'라는 쓴소리를 들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후 연이은 열애설과 태도 논란 등으로 수지는 사실상 기로에 서게 됐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런 면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거나, 그대로 추락세를 타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우선 캐릭터 자체는 수지에게 적합한 듯 하다. 수지가 맡은 노을 캐릭터는 한때는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 오지라퍼였지만 두 번의 사고로 구제못할 을(乙)이자 갑 오브 속물이 된 캐릭터다. 수지는 어딘지 모르게 2% 부족한 허당기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방출하는 한편 과거의 상처로 아파하는 감수성 짙은 연기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더욱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상대는 최고의 대세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김우빈이다. 까칠한 츤데레 매력으로 중무장한 김우빈과 '인간 비타민' 수지가 뿜어낼 시너지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신작이다. 이경희 작가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깊숙한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데 탁월한 재주를 보이는 작가다.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으로 사랑과 아픔을 그려낸다. 어떻게 보면 절망 끝에서 꽃피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이경희 작가의 작품톤은 대체적으로 우울하다. 코믹적인 요소는 기대하기 어렵고 통통 튀는 트렌디물과도 거리가 멀다. 정통 멜로, 혹은 치명 멜로라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할 것이다. 이미 '도리화가'에서 아쉬운 감정 연기를 선보였던 수지가 과연 이 작가의 깊이를 표현해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또 하나,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국민 첫사랑'의 그림자를 지워낼 필요도 있다. 이경희 작가의 작품은 미모나 이미지로 커버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임수정이나 '고맙습니다' 공효진처럼 담담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생활 연기를 펼쳤을 때 맛을 살릴 수 있다. 즉 화려한 포장지를 모두 벗겨내고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캐릭터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직까지 '국민 첫사랑'의 틀에 갇혀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는 수지가 그 한계를 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지는 "드라마 선택할 때 대본을 못 보고 기획서만 본 상태로 선택하게 됐다. 시놉시스만 봐도 이경희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고 감성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질적인 사랑 이야기가 느껴져서 굉장히 하고 싶었다. 노을이란 캐릭터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다.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도 안타깝고 공감이 많이 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연 수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함부로 애틋하게'는 '마스터-국수의 신' 후속으로 6일 오후 10시 한-중 동시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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