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한류스타라고 해서 더 이상 참지 않는다.
해외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톱스타들이 잇따라 악성 루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이민호 소속사 MYM엔터테인먼트는 4일 공식 페이스북에 "최근 일부 누리꾼들이 허위 사실 유포 및 인신 공격성 악성 게시물과 댓글 등을 무분별하게 게재, 소속 아티스트를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 불법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아티스트 비방을 목적을 목적으로 하는 악성 게시물과 댓글을 올리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아티스트 명예 훼손 및 추가적인 피해 사례가 발생할 경우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선처나 합의 없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고 선포했다.
1일에는 송중기와 박보검, 전현무 측도 악성 루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온라인과 모바일 메신저 등을 중심으로 '성폭행 혐의로 박유천을 최초 고소한 A씨 사건 당시 송중기 박보검 전현무가 해당 텐카페에 동석했다'라는 내용의 찌라시가 돌았다. 이에 송중기 박보검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전현무 소속사 SM C&C 측 모두 강경 대응할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이승기 측도 '연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이승기의 아이를 몰래 낳아 기르고 있다'는 찌라시에 대해 "최초 유포자를 고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인-주지훈 커플은 성행위 사진 유출 루머에 대해 명예훼손죄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방침을 밝혔다. 박잎선은 '불륜으로 인한 이혼'이라는 루머에 대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방송인 레이양은 '학창시절 오토바이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해 코 수술을 했다'는 루머에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송혜교 강예빈 강소라 신세경, 달샤벳 수빈, 스피카 양지원 등은 여자 연예인 성매매 루머에 곤혹을 치른 뒤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 한예슬, MBK엔터테인먼트(티아라 다이아 소속사), 남보라, 원더걸스 유빈 등이 악플러와 악성 루머 유포자들에 대한 강력 대응을 선택했다. 심지어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측도 정년퇴직 후 경제 활동이 어려워진 아버지를 대신해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18세 여고생 김선영 양의 사연에 대한 루머를 양산한 네티즌들에 대해 강경 대응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전에는 악성 루머가 사그라들길 기다리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보다 루머가 유포되는 속도도 빨라졌고 범위도 넓어졌다. 해당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대중은 해명엔 관심이 없다. 사실보다 자극적인 거짓을 더 잘 기억한다. 피해 강도가 훨씬 심해지기 때문에 더이상 루머를 좌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악성 루머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구체적이고 악랄한 내용을 담아 스타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일단 루머를 만들기 쉬운 환경이다. 소위 말하는 증권가 정보지, 즉 '찌라시'는 광고계나 방송가 관계자의 뒷담화를 주로 다루고 있었다. 비교적 이야기의 근원지가 명확했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용이한 형태였다. 하지만 최근 찌라시의 성격은 달라졌다. 유통 경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SNS나 모바일 메신저로 바뀌면서 누구나 아주 간편하고 손쉽게 찌라시를 만들고 유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피해 범위가 광범위해졌지만 최초 유포자를 찾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비방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서 허위사실을 게재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경우엔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처벌 수위는 약하다. 허지웅의 성폭행 루머글을 유포한 유 모씨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긴 했지만 대부분은 100~200만원 벌금형에 처하는 약식 기소 수준에서 끝났다.
한 관계자는 "솔직히 뚜렷한 대책이 있는 건 아니다. 소속사 측에서도 그런 루머가 포착되면 최대한 증거 자료를 모으고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다. 혹시 포털사이트에 연관검색어라도 만들어지면 더 골치 아프다. 일일이 게시글을 찾아내 신고를 해야하고 검색어도 지워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또 강력한 법적 대응, 선처 없음, 무관용의 법칙 등을 내세우지만 막상 범인을 잡고 보면 10대 청소년인 경우가 태반이다. 심지어는 초등학생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과연 선처 불가 방침을 고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미 루머와 악플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예인들을 보지 않았나. 연예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헛소문에 대해 크게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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