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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얌전한 고양이, 아니 얌전한 서현진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갔다? 야심한 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서현진 그리고 에릭의 벽드신(벽+베드신)에 시청자는 밤잠을 설쳐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해영은 한태진으로부터 결혼 전날 파혼을 선언해야만 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투자금을 얻지 못해 구속됐다는 한태진은 오해영에게 "네가 이유를 묻지 않고 헤어질 방법이 필요했다"며 피치 못할 사정을 밝힌 것. 착한 오해영이 결혼식 당일 험한 꼴 당하지 않도록 눈물겨운 이별을 선택해야 했던 한태진이었고 이런 정황을 알게 된 오해영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싫어져서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였다는 한태진이 더 서럽고 더 안타까웠던 오해영이다.
결국 오해영은 한태진을 다시 만나기로 마음먹었다. 엄마 황덕이(김미경)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오해영은 "엄마, 나 심심해"라고 답할 뿐이었다. 그동안 사랑 때문에 공허해진 마음을 달랠 곳이 필요했고 자신을 밀어내는 박도경 대신 한태진을 택했다. 동시에 이런 오해영을 뒤늦게 발견한 박도경은 묘한 질투심과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잔인한 박도경에 꾹꾹 눌러온 진심을 터트린 오해영. 그는 "나도 알아. 나보다 자기 자존심이 더 중요한 사람이란 거. 난 지금 아무라도 필요해. 날 버리고 간 사람이라도 필요해. 벽 뚫고 들어간 널 덮치지 않고 버티려면. 사람 헷갈리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너 때문에 심장 터져 죽지 않으려면. 나쁜놈. 네가 세상에서 제일 나빠. 네가 세상에서 제일 비겁해"라며 악을 썼고 끝내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한참 몸싸움을 벌이던 박도경과 오해영은 꽉 막힌 벽 때문인지 잠시 소강상태를 가졌고 이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맞췄다. 세상 가장 야릇하고 격정적인 순간. 오해영과 박도경의 전쟁 같은 사랑을 표현한 명장면이 탄생했다.
지난주 두 사람의 키스신을 예고편으로 공개하며 기대를 모았던 '또 오해영'. 하지만 상상했던 로맨틱한 키스신이 아니었다. 15세 관람가가 무색할 정도로 격정적인 키스신이었던 것. 드라마에서는 본 적 없는 '29금(禁) 벽드신'이 탄생했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강렬한 벽드신의 여운은 길었다. 시청자는 '갑자기 훅 들어온 벽드신에 깜짝 놀랐다' '그동안 애끓게 만들었던 스킨십, 벽드신으로 몰방했다' '답답했던 고구마 스토리, 막판 벽드신으로 해결했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9회가 진행되는 동안 지지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던 오해영과 박도경의 스킨십이 이날 선보인 벽드신으로 단번에 해소됐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사랑에 있어 솔직하지 못하고 소극적이었던 오해영, 서현진의 숨겨진(?) 카리스마가 폭발해 시청자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 서현진의 돌직구 키스에 설렘을 느낀 시청자. 앞으로의 서현진의 변화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