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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쌍문동 5총사, '응팔 저주' 풀고 캐릭터 굳힌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5-30 11:2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쌍문동 5인방은 '응답하라'의 저주를 깰 수 있을까.

tvN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 시즌마다 스타들을 발굴해왔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정은지(에이핑크)와 서인국이라는 보물을 발견해냈고, '응답하라 1994'에서는 정우 손호준 유연석 고아라 도희(타이니지) 등의 기대주가 쏟아져나왔다. 이들은 모두 '응답하라' 출연으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듯 했다. 그러나 예상밖의 전개가 이어졌다.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 선택한 후속작이 하나같이 흥행에 실패하며 관심도가 급추락한 것이다. 이에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응답하라 1988' 혜리(걸스데이) 박보검 류준열 이동휘 고경표 등 쌍문동 독수리 오형제가 각자 캐릭터 굳히기에 돌입해 눈길을 끈다.


혜리, '캔디소녀' 굳히기

혜리는 SBS 수목극 '딴따라'에서 여주인공 그린 역을 맡았다. 혜리가 지상파 드라마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응답하라 1988' 속 성덕선이나 '딴따라'의 그린이나 캐릭터의 본질은 같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한 긍정 파워로 꿈과 사랑을 찾아나가는 캔디 소녀다. 그래서인지 '응답하라 1988'과 '딴따라' 속 혜리의 연기 역시 별 차이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캔디형 연기로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의 부담을 떨쳐냈다는 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는 의견이다. 또 '갓지성' 지성의 서포트를 받으며 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성적도 나쁘지 않다. '딴따라'는 현재 수목극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1위인 MBC 수목극 '운빨로맨스'와의 격차는 1%가 채 되지 않아 충분히 반격이 가능한 상황이다.


류준열, 이번에도 '츤데레'

류준열 역시 '츤데레' 캐릭터 굳히기에 나섰다. 류준열은 MBC 새 수목극 '운빨로맨스'에서 천재적인 수학 머리로 IT 업계 최고의 게임회사 제제팩토리를 설립한 CEO 제수호 역을 맡았다. 제수호는 극현실주의자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까칠함과 박력을 갖춘 캐릭터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운명과 미신을 믿는 심보늬(황정음)를 만나 변화를 맞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운빨로맨스'의 제수호나 '응답하라 1988'의 정환 역시 비슷한 캐릭터다. 까칠하고 틱틱대지만 첫사랑 성덕선(혜리)를 등 뒤에서 남몰래 지켜주는 정환 캐릭터나 '사포남'처럼 까끌거리지만 내 여자 심보늬에게 만큼은 다정한 제수호 캐릭터 모두 '마성의 츤데레'를 표방하고 있다. 그만큼 류준열에게 남겨진 숙제도 많다.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제수호가 견뎌야 했던 아픔과 상처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또 원작 웹툰 속 캐릭터와의 간극을 좁히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다.


이동휘, 차세대 개성파 배우 예약이오


'응답하라 1988'에서 도롱뇽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동휘는 특유의 개성과 재치로 승부수를 띄웠다. 먼저 6월 1일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는 구가이 역을 맡았다. 구가이는 하녀 숙희에게 자물쇠 따는 법을 가르치는 등 탁월한 기술과 민첩한 행동력을 보유했지만 언어 구사 능력에 문제가 있는 캐릭터다. 이동휘는 특유의 능글맞은 연기로 이 캐릭터를 풀어냈다.

이어 tvN 새 드라마 '안투라지'를 통해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간다. '안투라지'는 대한민국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배우 영빈과 그의 친구들이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 은갑과 겪게 되는 연예계 일상을 그린 블랙코미디물이다. 이동휘는 극중 거북 역을 맡았다. 거북은 귀엽고 동글동글한 외모에 구김없는 순둥이 재간꾼이자 화 한번 내지 않고 걱정 고민 없이 사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이동휘가 이제가지 보여줬던 덤덤한 코믹 연기가 기대되는 캐릭터다.


박보검, '꽃사극' 열풍 이끌까

박보검은 KBS2 퓨전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을 확정지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효명세자와 '남장여자' 홍라온의 궁중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박보검은 극중 순조와 순원 황후 김씨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 효명세자 역을 맡았다.

일단 외적인 부분에선 합격점을 받은 듯 하다. 흰 피부에 조각같은 얼굴로 묘사되는 원작 캐릭터와 박보검의 외모는 싱크로율이 높다. 연기적인 측면에서는 '응답하라 1988' 속 최택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88' 속 최택은 일상의 평범함은 한 조각도 모르는 생활형 바보이지만 바깥에 나가면 바둑 천재로 추앙받는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강호들과 대국을 벌이며 담대한 배포와 강단있는 성격, 순발력, 냉철한 판단력 등을 갖추게 됐다. 초반에는 워낙 말수가 적고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로 그려져 존재감이 미비했지만, 덕선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박력있게 밀어붙이는 모습에서는 승부사의 기질을 찾아볼 수 있었다. 효명세자 역시 이와 같은 외유내강형 캐릭터다. 박보검이 비슷한 캐릭터로 첫 사극 도전에서 합격점을 받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경표, '케미요정' 될까

고경표는 SBS 새 수목극 '질투의 화신' 출연을 조율 중이다. '질투의 화신'은 질투하는 인간들의 유쾌한 연애 코미디다. 고경표는 극중 유명 브랜드를 수십 개 갖고 있는 의류회사 차남이자 편집숍을 운영 중인 재벌 3세 고정원 역을 제안받았다. 고경표가 출연을 확정한다면 '응답하라 1988' 이후 반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것이다.

고경표는 '응답하라 1988'에서 반듯한 엄친아 선우 역을 맡아 주변 인물들과 찰떡 케미를 보여준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질투의 화신' 출연에도 관심이 쏠린다. '질투의 화신'이 '파스타' 등 쫀쫀한 로코물로 인기를 끌었던 서숙향 작가의 차기작인데다 조정석 공효진 등 코믹 연기의 대가들이 출연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과연 고경표가 이번에도 화려한 케미로 우뚝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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