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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기자]
이-좀 엉뚱했을 것 같아요(웃음).
현:그러다 결국은 점수 맞춰 간 곳이 연대 의생활학과였고, 만약 떨어졌다면 서울예전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요.
현:저한테 쉬는 날은 서울에 있는 주말이에요. 비록 대부분 출장을 나가있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2015년 여름까지는 출장 안 갈 때도 일을 했어요. 그러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말에는 쉬자 했죠. 클럽은 예전에는 주말에 당연히 간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너무 그런지해지면서 부터 안가게 되더라고요. 가도 매번 똑같은 사람들만 있고. 요즘은 오히려 낮에 핫스팟을 찾아 드라이브를 하면서 보내요.
이-너무 안쉬는 것 같아요. 제가 명절에도 일을 하고 있길래 사무실에 간식 싸왔던 기억이 있는데요.
현:맞아요. 그렇지만 요즘은 가끔 휴가내서 쉬기도 해요. 주말에는 또 교회갔다가 친구들과 점심먹고 오랜만에 만나 수다도 떨고 TV도 봐요. 여행도 좋아하고요.
이-이런 워커홀릭이 30대에는 '40대 은퇴계획'을 세웠다고요.
현:마흔이 되면 제주도에 가서 살겠다고 계획을 세웠죠. 제주에 가서 3층짜리 집을 사서 살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꿈이 좌절된 것도 IMF에요. 일찍 은퇴하겠다고 결심했으나 일을 더하라는 하늘의 뜻인지 그만 IMF가 터지더라고요. 그 당시 신발을 시작하게 만든 스페인 지인이 '딱 5년만 더 해보라'고 했었는데 정말 신발 시작한지 5년 뒤에 슈콤마보니를 런칭하게 됐어요. 신기하죠.
이-요즘 꿈꾸는 10년 뒤 계획은요?
현: 꼭 10년 뒤는 아닐 지도 모르지만 소원이 있어요. 비지니스 티켓을 끊어 세계일주를 하는 거에요. 가보지 못한 나라를 베낭 매고 가보고 싶어요. 또 체력이 허락한다면 봉사도 하고 싶고요. 요즘 그러려고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뭐 그 때도 신발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모르죠, 10년 뒤에도 여전히 이렇게 일하면서 '그 때 은퇴하려고 했었죠'라고 말하고 있을지도. 지금처럼.
이-이보현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현:출장도 많이 가고 여행도 많이 가는 편인데 가서 피부로 느끼는 것들이 제게 영감을 줘요. '아, 이런 곳에서 이런 신발이 필요하다' 느끼는 것 말이죠. 젊은 친구들 통해서도 영감을 많이 봤고요. 주로 제 일상에서 많이 영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느끼지 못하는 신발을 만들면 그리 잘 되지는 않더라고요.
이-제2의 이보현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현:디자이너가 되려면 지구력과 겸손함, 그리고 성실함이 꼭 필요해요. 모든 직업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패션 디자이너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어려움들을 버텨야 돼요. 패션센스가 많은 사람들보다 이런 것들을 갖춘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아남죠.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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