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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이한나 인턴기자] "젝스키스에게 곡을 줄 거냐고요?"
바로 이 두 곡을 만든 장본인이 박근태 작곡가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젝스키스는, 그리고 이 곡들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벌써 20년 전이네요. 그 친구들은 연습생이었고 저는 20대 초중반의 작곡가였어요. 당시 대성기획 이호연 사장님과 인연이 있어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어요. 당시 H.O.T가 등장하고 '전사의 후예'가 히트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었어요. 아이돌 그룹 개념이 없었다고 봐야 하는데 그런 팬덤을 가진 그룹이 처음 나타난거에요. 그래서 저희도 전략을 전체적으로 수정했어요. 음악적으로 좀더 대중적으로 가자고 해서 나온 곡이 바로 '폼생폼사'에요. '학원별곡'(데뷔곡)과 '폼생폼사'로 H.O.T와는 또 다른 노선의 팬덤이 만들어졌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무려 20년이 지난 뒤 자신이 만든 노래가 다시회자되는 기분은 어떨까. "사실 TV를 보는 편이 아니라서 방송은 못보고 인터넷 짤방으로 봤어요. 그때는 저도 그 친구들도 어린 나이었는데 이제는 그 친구들도 30대 후반이고 저도 40대더라고요. 이제 보니 감회가 새롭죠. 시간도 너무 많이 지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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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근태 작곡가는 1990년대 젝스키스 핑클 아이돌 등 수많은 아이돌 그룹의 앨범을 만들었다. 특색있는 멜로디의 댄스곡. 그것이 그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한계를 느꼈다. 잘할 수 있는 것만 찾다 보니 모티브를 찾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다. 포커스를 자신이 아닌, 가수에게 맞추기로 했다. "1999년에 1년 넘게 슬럼프가 왔어요. 나는 왜 음악을 하는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생각을 바꿨죠. 가수의 성향과 특징을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노래를 만들게 됐어요. 노래와 가사를 듣고 감정이입을 하는데 해석이 제대로 안되거나 가수가 소화를 못하면 감정이 좋은 노래라 할 수 없잖아요. 그런 감성을 좀 찾은 것 같아요. 그래서 만든 곡이 윤미래 '시간이 흐른 뒤'에요. 그 뒤로 샵, 브라운아이드소울, 백지영 모두 그 가수를 생각하며 곡을 썼어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