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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이승미·전혜진 기자] "여자들이 모여 있다 보니까 매일이 수다예요. 중구난방 여기저기서 서로 말 하려고 하죠. PD님이 편집점을 찾느라 매일 편집실에서 머리가 터지려고 한 대요. 매일 말라가시더라고요"라고 그녀들은 말했고, 기자를 통해 이 말을 전해 들은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박인석 PD는 이렇게 답했다.
한 멤버가 꺼내는 말에 또 다른 멤버의 말들이 겹쳐지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웃음이 이어졌다. 녹음본을 들으며 '편집점' 찾기 위해 당황스러워하던 것도 잠시, 이어폰 너머로 이들의 말을 다시 듣고 있으니 웃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인터뷰라기보다는 수다에 가까웠던 이들과의 즐거웠던 대화와 분위기를 떠올리니 또 다시 유쾌해졌다.
방송 전에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멤버 구성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영화배우, 모델, 개그우먼, 래퍼, 걸그룹 멤버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이들이 한 프로그램에서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고백하건대 본 기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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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 방송을 하기 전까지는 서로 잘 몰랐어요. 숙이 언니는 아예 제대로 본 적도 없었어요. 이상하게 방송을 같이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죠. 그런데 또 (박)미선언니, (이)성미 언니 등 주변 친한사람들이 다 숙이 언니랑 친한 거예요. 그리고 다들 한결같이 '숙이 진짜 끝내주는 애다. 너무 괜찮다'였어요. 직접 만나보니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진짜 끝내주는 사람 이예요."(홍진경)
"저도 주변 사람들이 하도 진경이랑 다 친하고 진경이 이야기를 많이 해서 꼭 한 번 보고 싶었어요.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처음 만났을 때도 낯설지가 않더라고요. 아, 사실 진경이를 옛날에 한 번 본 적은 있어요. 제가 신인 때 진경이가 출연 중인 '금촌댁 사람들'에 이모 친구로 나간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진경이는 기억을 못해요."(김숙)
방송을 통해 뭉치게 된 멤버들은 이제는 방송 뿐 아니라 사석에서도 자주 만나는 진짜 친구 혹은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남편과 가정이 있는 멤버들(라미란, 홍진경)은 사석에서 만나기 쉽지 않겠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자주 봐요. 가정이 있어도 남편이 있어도 외로우니까"라고 말하며 모두를 쓰러뜨렸다.
"전 항상 남동생들하고만 어울렸어요. 남동생들이랑 있는 게 편하고 여동생은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남동생들이랑 있으면 애들이 저녁만 되면 그렇게 절 보내려고 해요. 나는 끝까지 놀고 싶은데 '누님 이제 가셔야죠' 라며 절 보내더라고요. '나 보내고 뭐 할건데'라고 물어도 그냥 가라고만 해요. 근데 우리 '슬램덩크' 멤버들은 저녁이 되도 집에 가라고 하지도 않아서 정말 좋아요." (홍진경)
"이제는 언니가 동생들한테 '너네 언제 가?'라고 물어요.(웃음)"(민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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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떨렸었거든요. 너무 떨어서 모공 사이에 땀이 나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근데 대기실에 언니들이 딱! 앉아있더라고요. 식구들이 딱 앉아 응원해 주고 있는 걸 보니까 어깨가 으쓱해졌어요. 이제 언니들은 소녀시대 멤버들처럼 저의 또 다른 식구에요. 언니들 덕분에 솔로 무대를 잘 할 수 있었어요."(티파니)
'슬램덩크'가 론칭했을 당시 각 분야에서 '센 언니'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들이 모인 만큼 이프로그램에 '센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거라 추측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진 이들은 억지로 세 보이려고도, 억지로 웃기위해 무리수를 던지려고도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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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남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세 보이려고 했을텐데 여자끼리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더라고요. 남자들한테는 세게 할 수 있겠는데, 여동생들한테는 못하겠어요."(김숙)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이들의 시도는 통했다. 시청자는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이들의 자연스러운 매력에 공감하기 시작한 것. 또한, 억지스러움을 강요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슬램덩크'의 현장분위기는 '예능 초보' 민효린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인터뷰에서도 멤버들은 민효린을 향해 '진짜 특이하고 웃기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다들 재미있다고 해주시는데, 사실 저는 말 보다는 행동으로 웃긴 면이 많거든요."(민효린)
"아까도 효린이가 녹음실을 나와서 '아 잘된거여?'라며 너무 구수하게 말하는데 혼자 빵 터졌어요. 전라도도 아니고 경상도도 아닌 이상한 사투리를 써요."(라미란)
"제가 고향은 대군데, 아빠가 전라도 분이시고 엄마가 경사도 분이세요. 두 분 말투가 섞여서 제 말투가 이런 스타일이에요."(민효린)
"효린이가 얼굴은 뉴요커인데 나머지는 너무 토속적이에요."(홍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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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프로그램이 힘든 게 메인으로 끌고 가고 정리해 주는 메인이 없다는 거예요. '무한도전' 같은 경우는 유재석 선배님이 메인으로 끌고가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서로 이야기 해요. 하루 종일 보고 있으니까 자꾸 수다가 늘어요. 끊임없이 늘어가는 수다 때문에 PD님은 머리가 터지려고 한대요.(웃음)"(제시)
"멤버들 하나 하나에 다 매력 포인트가 있고 웃음 포인트가 있어요. 미란 언니는 미란 언니 대로, 숙이 언니는 숙이 언니 대로, 제시는 제시대로 진짜 웃겨요. 효린이는 친해지게 되면서 정말 몰랐던 매력을 알게 됐고 파니도 애가 웃겨요. 그런 멤버들의 매력이 한회에 하나씩 천천히 보여졌으면 좋겠어요.(홍진경)
ran613, smlee0326,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 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