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회 좀 썰어본 남자'김민석,그 날것의 매력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5-23 15:28


사진출처=울림엔터테인먼트

'태양의 후배' 김민석의 풋풋한 반전 매력에 안방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김민석은 22일 오후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9연승을 저지할 4명의 준결승 진출자들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렸다. '태양의 후배'라는 이름으로 2라운드 준결승전에서 포맨의 '못해'를 선곡, '램프의 요정' 김경호와 대적했다. 이별의 아픔을 파워풀한 진성과 섬세한 가성으로 애절하게 표현했다.

'태양의 후배'라는 타이틀은 참으로 정직했다. 복면을 벗은 '태양의 후배'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아기병사' 김민석이었다. '유시진 대위의 후배' 김민석의 등장에 청중 판정단은 뜨겁게 환호했다.

그의 노래는 배우 이상이었다. 예리한 연예인 판정단 대다수가 아이돌 멤버를 예상할 정도였다. 네티즌 사이에선 로이킴의 이름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록의 전설, 김경호와 맞붙어 아쉽게 물러났지만, 그의 무대는 훌륭했다. "타고난 성대를 갖고 있는데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미련이 남을 만도 하겠다"는 판정단의 극찬에 김민석은 속마음을 들킨 듯 "으하하" 웃었다. "술 마시고 취하면 노래방으로 간다. 좋은 기회가 와서 한풀이를 한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털어놨다.


Mnet 슈스케 3
5년 전인 2011년, 스물한살 청년 김민석은 '횟집 조리사' 이름표를 달고 '슈퍼스타K 3'에 도전했다. 당시 부산에서 뷔페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꽃미남' 조리사는 '뷔페샤이니'라는 별명으로 회자됐다. "부모님이 미성년자일 때 자신을 낳아 할머니와 둘이 살며 횟집 조리사 일을 하고 있다"는 이력을 당당하게 소개했다. 독학으로 배운 기타를 치며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를 열창했다. 눈 밝은 심사위원 윤종신은 될성부른 스타를 알아봤다. "다크한 매력이 있다. 그 어두운 매력을 손대보고 싶은 인재다."


사진출처=MBC 복면가왕

사진출처=MBC 복면가왕

사진출처=MBC 라디오스타
5년 후 그는 정말 스타가 됐다. 할머니의 장애 판정후 조연 배우로 연기하면서 퀵서비스, 햄버거 배달 일을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열일'했다. 앞만 보고 꿈을 향해 달려온 그에게 '태양의 후예'는 '인생작품'이 됐다. 손자의 깜짝 스타덤에 할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민석은 예의 날렵하고 과감한 '칼질' 개인기를 선보였다. 광어회를 뚝딱 썰어내는 '신공'은 예사롭지 않았다.

김민석의 가장 큰 무기는 꾸미거나 길들여지지 않는 '날것'의 매력이다. 기획사에서 찍어낸 '관리형' 스타들과는 분명 다른, 흔치 않은 느낌이다. 풋풋함, 씩씩함이 몸에 배 있다. '서울 메이트'같은 어색한 표준어를 애써 구사하기보다는, '경상도사나이'의 부산 사투리로 할 말을 다한다. 어려운 세월을 온몸으로 버티며 싸워온 청년의 패기가 있다.

가수를 꿈꾸던 그가 배우의 길로 접어든 이유 역시 이 '날것'의 느낌과 맞닿아 있다. '슈스케' 이후 '기획사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한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으면 모르겠는데 저는 사회생활을 경험한 상태에서 시작하려니 저와는 잘 안 맞더라"라고 털어놨었다. 짜여진 틀을 떠나 자신의 길을 택했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연기를 처음 시작한 후 본격적인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회 뜨기' 개인기를 할 줄 아는 유일한 20대 배우다. '복면가왕' 준결승에 올라 모두를 속일 만큼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 무엇보다 그의 반전 스타덤이 실패와 도전, 시련과 모험의 결과라는 점은 의미있다.

김민석의 SNS 대문, 한줄 글에도 청년의 패기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잘 살 겁니다.' 예언인 듯, 다짐인 듯한 그말대로 2016년 봄, '반전청년' 김민석은 누구보다 잘 살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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