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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아저씨)라는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30~40대의 한국 남성들에게도 게임은 젊은 시절 삶의 일부였다. 이들이 주로 즐겼던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 혹은 온라인게임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은 웹젠의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은 2000년에 나온 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계승하며 1년이 넘었어도 매출 상위 순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뮤 온라인'에 등장하는 로렌시아 마을을 비롯해 인기 사냥터 '악마의 광장'과 '블러드 캐슬' 등 주요 지역이 그대로 담겼고 세계관까지 살아있다. '뮤 온라인' IP의 인기에 힘입어 실제도 20대뿐 아니라 30~40대의 유저까지 골고루 포진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뮤 오리진'이 인기를 모으면서 '뮤 온라인'에서 옛 유저들이 돌아와서 재접속하는 사례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재'의 취향 저격
30~40대가 온라인게임의 향수를 모바일게임에서도 느끼는 이유는 모바일의 대세 장르가 캐주얼에서 RPG(역할수행게임)으로 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주요 장르였던 RPG를 PC가 아닌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기에 모바일 시대에서도 '아재'들은 중심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은 지난 4월말 출시된 모바일 전략 RPG '킹덤스토리'이다. 친숙한 삼국지 스토리를 배경으로 하면서 레고를 연상시키는 캐릭터, 슬램덩크를 떠오르게 만드는 대화체,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터지는 유머 코드를 통해 3040세대 유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고 있다. 대작 게임은 아니지만 출시 3주차임에도 구글플레이 게임 최고매출 25위까지 오르며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킹덤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전체 유료 결제 이용자 중 3040세대 '아재' 유저의 비율은 50% 이상을 차지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PC온라인게임의 주축이던 25~40세까지 기준으로 하면 70%에 육박한다. 결국 젊은층에 비해 게임에 할애할 시간은 적지만, 과금력을 갖춘 '아재' 유저가 게임 시장을 이끄는 큰 손으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NHN엔터테인먼트 퍼블리싱사업부 김상호 부장은 "지금의 3040세대는 게임시장을 성장 이끌어온 게임 1세대 유저다. 따라서 누구보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고, 결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주저하지 않는다"라며 "실제로 '아재'라 불리는 3040 유저들은 높은 충성도와 과금력을 갖추고 있어 모바일게임 시장의 전략과 향방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문화 평론가 김상우씨는 "3040세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을 경험하며 문화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에, 이들의 취향에 맞춘 문화 콘텐츠 특히 게임은 높은 수용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기 보다는 특정 계층을 공략한 게임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