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와의 대국 후 바둑계를 넘어 대중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회를 탈퇴했다. 한국 바둑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 9단은 "한국기원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외국 주최 대회 출전 수익 중 10%를 납부하는 기원 발전기금 등 기원의 다른 정책은 대부분 그대로 따를 작정"이라고도 했다. 나아가 "한국기원 구성원으로서 기사직까지 떠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껏 기사회를 떠나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한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 한국기원과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양건 프로기사회장은 19일 오전 기사 대의원회를 소집, 대책을 논의한다. 프로기사회 정관에는 기사회에서 탈퇴하면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일정에 참가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세돌 측은 이들 조항의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적 판결에 의지할 뜻을 비치고 있다.
이 9단은 과거에도 수차례 돌출 행보와 발언으로 한국기원의 '관행'에 도전해왔다. 이 9단은 16살이던 1999년, '승단대회가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3단으로 승단한 이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기원은 결국 2003년 1월 일반 기전을 승단대회로 대체하고 주요 대회 우승시 승단을 시켜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이 9단은 또 2009년엔 프로기사회가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한 자신에게 징계 의사를 비추자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제출, 바둑계에 파문을 던졌다. 이 9단은 6개월 뒤인 2010년 1월 한국기원과 협의한 뒤 복귀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