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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프로기사회 전격 탈퇴, 한국 바둑계 큰 파장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6-05-19 09:57


◇프로기사회를 탈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 한국바둑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제공=한국기원

알파고와의 대국 후 바둑계를 넘어 대중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회를 탈퇴했다. 한국 바둑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 9단은 지난 1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KB한국바둑리그 개막식장에서 양건 프로기사회장을 만나 탈퇴서를 전달했다. 이 9단의 친형이자 매니저 역할을 해온 이상훈 9단도 함께 탈퇴서를 냈다. 프로기사회는 프로 바둑 기사 320명 전원이 가입해 있는 단체로 탈퇴하겠다는 기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돌 형제는 '기사들을 구속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탈퇴 이유로 꼽았다. 현 규칙에 따르면, 기사회 탈퇴 시 한국기원 주최 기전에 일절 참가할 수 없고, 기사들의 수입에서 3~5%의 적립금을 일률적으로 공제한다. 이 9단은 국내기전뿐 아니라 각종 세계대회에서 활동하며 '고소득'을 올려왔다. 이 9단은 공제가 지나치게 일률적이라는 점 등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한국기원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외국 주최 대회 출전 수익 중 10%를 납부하는 기원 발전기금 등 기원의 다른 정책은 대부분 그대로 따를 작정"이라고도 했다. 나아가 "한국기원 구성원으로서 기사직까지 떠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껏 기사회를 떠나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한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 한국기원과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양건 프로기사회장은 19일 오전 기사 대의원회를 소집, 대책을 논의한다. 프로기사회 정관에는 기사회에서 탈퇴하면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일정에 참가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세돌 측은 이들 조항의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적 판결에 의지할 뜻을 비치고 있다.

이 9단은 과거에도 수차례 돌출 행보와 발언으로 한국기원의 '관행'에 도전해왔다. 이 9단은 16살이던 1999년, '승단대회가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3단으로 승단한 이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기원은 결국 2003년 1월 일반 기전을 승단대회로 대체하고 주요 대회 우승시 승단을 시켜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이 9단은 또 2009년엔 프로기사회가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한 자신에게 징계 의사를 비추자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제출, 바둑계에 파문을 던졌다. 이 9단은 6개월 뒤인 2010년 1월 한국기원과 협의한 뒤 복귀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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