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욱씨' 윤상현 "종영 후 울컥, 나도 모르게 눈물 나더라"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16 10:06


'욱씨 남정기'를 마친 배우 윤상현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제공=엠지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이종현 인턴기자]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욱씨남정기'는 배우 윤상현에게 여러모로 특별한 작품이 됐다. 결혼 후 2년여만에 복귀작이었던 이 드라마에서 그가 맡은 남정기는 B형 남자, 욱하는 성질의 캐릭터다. 실제 A형인 윤상현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라고 하지만 그런 남정기를 통해 윤상현은 연기의 참맛을 깨달았다.

"그 전까지 연기를 한 이유는 돈 때문에 삶이 풍요로워지는 줄 알았기 때문이죠. 돈이 행복을 만들어 주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돈 보다는 연기를 하면서 행복하게 즐기고 카메라 앞에서 정말 최선을 다할 때 행복이 오는 것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방송사를 넘나 들며 SBS '시크릿 가든', MBC '내조의 여왕' 등 히트작을 배출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힘든 말이었다. 아니, 너무 솔직해서 믿기 힘든 말이라고 할까. 왜 그렇게 돈에 집착했는지 이유를 물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부동산에 투자했다 가세가 기울었죠. '내조의 여왕'을 하면서 그걸 다 갚았어요. 그래서인가 돈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또 쉬고 싶은데도 주변에서 '왜 (작품) 안하냐, 이제 해야지' 하면 그런 압력에 의해 또 돈에 휘둘려 작품을 선택했고요."

그랬던 윤상현은 지난 해 가수 메이비와 결혼했고, 그 해 12월 첫 딸을 얻었다. 그 자신이 아버지가 되고나니 삶에 많은 변화가 일었나 보다.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그렇게 안 살거다'라고 생각했죠. 가족보다는 남을 더 챙기는 분이셨는데 저는 가족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 제가 꾸린 가정은 그 동안 꿈꿔왔던 가정이니까요."


나보다 더 소중하게 생기면서 역설적으로 내 자신이 소중해 진 것이다. 삶의 목적이 돈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가 되다보니 작품을 선택할 때도 돈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1순위가 되었다.

"이제는 출연료가 아니라 대본을 먼저 볼 것 같아요. 대본을 보고 카메라 앞에서 즐길 준비가 되면 그 때 시작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욱씨 남정기'는 그의 새로운 인생 목표에 철저히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우선 저 스스로가 공감이 잘 된 드라마였어요. 가장으로서의 삶, 책임감 등 요즘 제 생각이 드라마에 잘 녹아있더라고요.너무 공감이 잘 되니 대본을 보면서 어떻게 연기하면 되겠다는 것이 딱 잡히더군요. 이 작품은 16부 동안 최선을 다해 즐기면서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그랬어요. 작품을 통해 배운 것이 정말 많았죠."

말 못할 뿌듯함을 느낀 윤상현은 종방연에서 눈물을 쏟았다고 털어놓았다. "끝날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것 같아요. 시원한 마음 보다는 아쉬운 감정이 컸고요."

어쩌면 '욱씨 남정기'는 윤상현 연기 인생의 2막을 연 작품일지 모르겠다. 윤상현 스스로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를 보는 이들에게 남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실제로도 '욱씨 남정기'는 한 회마다 남기는 것이 있어 뿌듯했고요. 그 전에는 몰랐는데, 시청자 분들께 무언가를 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선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 계기는 확실히 '욱씨 남정기'죠."

sypova@sportschosun.com overman@sylcompany.com, 사진제공=엠지비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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