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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 OST의 리얼 버전이다. '여성 파워보컬' 리아와 양파의 릴레이 귀환에 모처럼 눈과 귀가 호강했다.
'파워풀한 여성 로커' 리아 역시 기존 가요계에는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였다. 산악인 아버지를 따라 네팔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녀에게선 신비한 바람의 냄새가 났다. 고1때이던 1993년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별밤 뽐내기' 코너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더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The greatest love of all)'로 우승한 그녀는 1996년 1집 '다이어리'로 데뷔했다. 1997년 '개성'으로 자신을 알린 후 1998년 최고의 히트곡 '눈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숏컷 헤어스타일의 그녀는 씩씩했다. '생목'으로 쭉쭉 올려내는 그녀만의 고음은 요즘 말로 '사이다'였다. '자유로운 영혼'의 거침없는 목소리에 청춘은 열광했다.
실력으로 무장한, 어리고 똘똘한 여성 뮤지션을 동시대에 만나는 기쁨은 남달랐다. 그러나 무대에서 누구보다 화려한 젊은 날을 보낸 이들의 20대는 혹독했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리아는 예기치 않은 청부폭행설, 마약복용설 등 말못할 구설에 휘말렸다. 세간의 따가운 시선속에 대인기피증, 우울증이 심해지며 가장 사랑했던 무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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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20~30대의 터널을 지나, 먼길을 돌고 돌아, 다시 그녀들이 우리 앞에 섰다. 지난 주말(8일) 양파가 MBC '복면가왕'에 깜짝 등장했다. '신비로운 원더우먼' 가면을 쓴 채 발랄하고, 청아하고, 경이로운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음악대장'의 아성에 도전했다. 이소라 외에는 누구도 부를 수 없을 것같았던 '바람이 분다'의 해석은 탁월했다. 지난해 '나가수2'에서의 진가를 다시금 입증했다.
이틀 후인 10일 밤, 리아가 돌아왔다. JTBC '슈가맨'이 그녀를 소환했다. 이제 인생의 눈물을 알아버린 그녀가 다시 부르는 2016년판 '눈물'은 후련하면서도 짠했다. 근황과 활동 계획도 전해졌다. "실용음악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앨범도 준비 중이다. 10월에는 중국에서도 활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빛나던 그녀들이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