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불청·예체능·슈가맨…火밤 TV는 타임머신을 타고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5-11 09:50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화요일 밤, TV는 타임머신이 된다.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김국진, 강수지, 김완선, 김도균, 양금석, 이덕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년의 스타들이 추억을 나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전설의 선수들이 등장해 여전한 전성기 플레이를 뽐내고,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서는 잊혔던 추억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싱글중년 친구찾기'라는 수식어를 내 건 '불타는 청춘'은 중견의 스타들이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내고 있다. 왕년의 스타들이 중년의 연륜에서 비롯된 솔직함과 재치있는 입담, 때로 '39금' 수위를 넘나드는 거침없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화요일 밤을 후끈하게 달군다.

김도균, 김국진, 김일우, 김동규, 양금석, 강수지, 김혜선 등이 출연해 초반 동창회 같은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후에도 김승진, 최성국, 김완선, 유혜리, 도원경, 허윤정, 김보연, 서태화, 박형준, 윤예희, 진미령, 이연수 등이 출연해 중년의 시청자들과 공감을 형성했다. 이들은 변함없는 '열정', 추억 공유로 빚어내는 '공감', 열린 마음으로 형성된 '썸' 등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청춘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

모이기만 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말뚝박기', '369 게임', '꼬리잡기', '고무줄 놀이' 등 어린 시절 누구나 즐겼을 법한 추억의 놀이들이 대거 등장해 향수를 자극한다. 싱글 남녀가 함께 추억을 찾아 여행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핑크빛 기류'가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틸하트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가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한국 예능 적응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생활 밀착형 건강 스포츠 버라이어티라는 독특한 포맷으로 지난 2013년 4월13일 방송을 시작했다. 박진감 넘치는 예체능 MC군단과 스포츠 동호인들과의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대결이 건강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왔다. 여기에 전설로 손꼽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등장이 시청자들의 추억까지 자극한다.

지난 10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서울대 배구부 하혜민이 90년대 배구전설 하종화의 딸임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강호동은 하혜민 선수에게 "아버지께서 예체능에 나간다고 하니 뭐라고 말씀하셨냐"고 질문했고, 그는 "예체능을 격파하라고 명받았다"고 짧고 굵게 위협적으로 답해 '우리동네 배구단'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앞서서도 지난 3월에는 90년대 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설의 선수 4인방 '일본킬러' 이자 '코트의 귀공자' 최천식, 부동의 레프트 공격수 '코트 위의 야생마' 마낙길,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한 '배구도사' 박희상, '우리동네 배구단'의 감독이자 원조 '월드스타' 김세진이 전성기적 추억을 되살리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2월에 방송된 탁구 편에서는 방송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탁구 전설 4인방 유남규, 현정화, 김택수, 양영자가 출연했다. 1988 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현정화와 양영자,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탁구 남자복식 동메달리스트 유남규와 김택수가 함께 등장했고, 오만석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전설들"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진행을 맡아 매주 화요일 밤 시청자들을 추억 속으로 데려간다. 요즘 가수인 쇼맨이 선배 가수인 슈가맨의 노래를 새롭게 재해석하며,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만들어낸다.

그간 '슈가맨' 리치, 한경일, 러브홀릭, 플라워, 투야. 디바. 리즈, 헤이, 주주클럽, 구피, 더 네임, 더 넛츠, 에스더, 테이크, 나현희, 손지창 등 수많은 추억의 가수들이 함께 해 왔다. 지난 10일 방송된 '슈가맨'에서는 9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 리아와 그룹 스페이스A가 슈가맨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추억 속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반주만 듣고도 바로 알게 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무대 위 모습을 드러내면 무릎을 탁 치게 되기도 한다. 세월의 흐름에 잊혔지만, 익숙한 멜로디는 금새 추억을 되살린다. 매 방송 후에는 출연한 가수들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장악하고, 원곡 음원도 다시 인기를 끌기도 하는 등 그 여운이 짙다.

과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겼던 스타들, 스포츠에 열광하게 했던 전설의 선수들, 그 시절을 상기시키는 멜로디. 색깔은 달라도 향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닮아있는 이들 예능. 이들 프로그램이 있는 한 화요일 밤의 추억 여행은 계속된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SBS, KBS,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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